산업 기업

일본 연쇄 강진에...명암 엇갈리는 국내 업체들

소니 이미지센서공장 가동중단에

국내 전자 업체들 반사 효과 기대

LG계열사는 부품 차질우려

도요타 가동중단 영향은 거의 없을 듯

1816A13 전세계 이미지센서 점유율1816A13 전세계 이미지센서 점유율




잇따른 일본 내 강진으로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우리 기업들에도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의 경우 반사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조달하고 있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밤 일본 구마모토현에 첫 지진이 일어날 당시만 해도 우리 기업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진에 따른 현지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하면서 상황은 확 달라졌다.

당장 소니는 두 번째 지진 이후 구마모토현과 나가사키현의 이미지센서 양산공장 조업을 중단했다. 현재로서는 가동이 언제 재개될지 불투명하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소니는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지난해 매출액 47억4,000만달러(약 5조4,410억원)를 달성한 세계 1위 기업으로 점유율이 40%를 넘는다.


소니 이미지센서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삼성전자·LG그룹·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명암도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소니에 이어 점유율 2위(14.2%)를 기록하는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S7을 비롯한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은 소니 이미지센서를 단독으로 채용하거나 삼성의 독자적 이미지센서와 병행 탑재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구마모토 공장 가동 중단은 그다지 오래 끌 것 같지 않아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공급물량이 늘어날 듯하지는 않다”면서도 “상황이 몇 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나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소니에서 삼성전자로 이미지센서 공급처를 갈아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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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를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소니의 공장 가동이 장기간 계속되면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지난해 점유율 2.3%를 기록했으며 올해부터 이 제품을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생산 규모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소니와 함께 애플에 이미지센서를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소니 사태를 바라보는 LG전자·LG이노텍 등 LG 계열사들의 표정은 어둡다. 독자적으로 이미지센서를 생산하지 않는 LG전자는 소니로부터 이미지센서를 전량 의존하다시피 하고 있다. 소니로부터 반도체칩을 제공 받아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을 만들어 LG전자 등에 납품하는 구조다. 지난해 부진을 딛고 스마트폰 명가 부활을 꿈꾸는 LG전자로서는 이번 가동 중단이 악재로 예상되는 이유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단기 공급 차질을 예상해 미리 받아놓은 이미지센서 재고를 우선 소진하며 소니의 가동 중단에 대응할 것”이라면서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삼성 등으로부터 이미지센서를 공급 받는 등의 대안이 필요한데 현재 삼성과 LG전자 간 경쟁구도를 고려하면 쉽게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도요타자동차 역시 지진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우리 자동차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구마모토현 주변의 부품 공장에서 공급 차질을 빚으면서 18일부터 일주일간 일본 내 자동차 공장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생산 재개 시기는 부품 공급 상황을 보며 판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업계는 일본 수출 물량이 극히 적은데다 이번에 생산 차질을 빚는 공장이 일본 내수용인 만큼 지진에 따른 영향이 없다는 관측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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