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올랐다가 또 가파르게 떨어진 지난 1·4분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유럽 재정위기가 닥쳤던 2011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컸지만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의 절상률은 주요국가 대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8원20전으로 전 분기 대비 1원90전 커졌다. 이 같은 변동 폭은 위안화 기습절하가 있었던 지난해 2·4분기 7.4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가 컸던 2011년 4·4분기(9원30전) 이후 4년 1분기 만에 최대치다.
전일 대비 변동 폭도 6원50전으로 2011년 4·4분기(7원40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처럼 외환시장에 4년여 만에 가장 크게 출렁였던 원인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때문이다. 1월 원·달러 환율은 중국 금융불안과 국제유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1,214원까지 올랐었다. 이후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1,199원10전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2월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 등을 원인으로 다시 1,238원80전까지 올랐다. 3월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멀어지면서 다시 1,143원50전으로 급락했다. 분기말 기준 원화가치는 지난해 말(1,172원50전) 보다 2.5% 절상(환율 하락)됐다.
이처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주요 20개국(G20)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변동률(전일 대비 기준 0.54%)은 8번째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1.44%로 가장 높았고 △남아공 1.08% △브라질 0.99% △아르헨티나 0.88% △멕시코 0.76% △호주 0.63% △캐나다 0.61% 순이었다.
신흥국 중에선 터키(0.52%)와 인도네시아(0.45%), 인도(0.25%), 중국(0.15%) 등이 우리나라보다 환율 변동 폭이 작았다.
은행 간 외환거래 규모는 일평균 247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2·4분기(248억3,000만달러) 이후 3분기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물환 거래가 11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원·달러가 96억5,000만달러, 원·위안은 22억2,000만달러가 각각 거래됐다.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규모는 307억달러로 전분기(294억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