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싱가포르 BOS증권 6년 만에 한국 철수

증선위, 서울지점 폐지 신청 승인

거듭된 적자·신 NCR 규제에 발목

英 바클레이스·RBS도 철수 진행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 계열사인 BOS증권이 국내 지점을 폐쇄한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의 서울 지점을 인수한 지 6년 만에 한국 철수 결정을 내렸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일 BOS증권의 서울 지점 폐지·해산 신청을 승인했다. 오는 27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최종 확정하면 BOS증권은 자산 매각 등의 절차를 마무리 짓고 국내 시장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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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2위 은행인 OCBC는 2010년 6월 ING증권 서울 지점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BOS증권으로 이름을 바꿔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주로 중동·남미·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의 채권·외환상품 등을 국내 기관투자가와 고액자산가를 상대로 판매했다. BOS증권은 한때 고수익 상품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2010년부터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BOS증권의 당기순손실은 6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최대주주인 OCBC는 자본잠식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총 128억원의 자본금을 추가로 투입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폐쇄를 결정했다.

금융 당국이 올해부터 새로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기준을 도입하는 등 건전성 규제를 강화한 것도 BOS증권의 한국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새 NCR 기준은 영업에 필요한 자본에서 위험액을 제외한 뒤 업무 단위별로 필요한 자기자본을 각각 나눠 산출한다. 위험액을 전체 자본으로 나눈 기존 NCR 기준보다 엄격해졌다. NCR가 낮을수록 증권사의 건전성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BOS증권은 새 기준을 적용할 때 NCR가 10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NCR가 100% 미만이면 금융 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권고를 받을 수 있다. BOS증권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대주주가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하지만 OCBC는 증자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BOS증권이 국내 시장에 진출한 뒤 줄곧 적자만 내고 있어 OCBC가 더는 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 시장의 수익성 기반이 약화되고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며 외국계 증권사의 한국 시장 이탈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1월 서울 지점(은행·증권) 철수를 발표한 영국계 대형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가 올해 안에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금융 당국에 반납할 예정이다. 또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2015년 증권 지점 철수 방침을 밝힌 뒤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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