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는 보수 성향의 국민당,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 등 4개 정당 대표들과 이틀 동안 회담했지만 연정 구성과 총리 후보자 결정에 대한 해결책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20일 총선거로 구성된 의회는 모두 해산되며 오는 6월26일 재선거가 치러진다. 스페인이 내각 구성 실패로 총선을 다시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각책임제를 채택한 스페인 헌법에는 총선 이후 내각을 구성하지 못할 경우 재선거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번 총리 후보 추천시한은 다음달 2일까지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회담이 연정 구성의 마지막 기회였던 셈이다. 펠리페 6세는 “(총리 선출에) 필요한 지지를 확보한 후보가 없다”며 “새 내각의 총리를 결정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은 지난 총선에서 어떤 당도 과반을 얻지 못하면서 넉 달 동안 연정 협상에 들어갔으나 결국 내각 구성에 실패했다. 지난 총선에서 극좌 성향의 포데모스와 친기업 성향의 시우다다노스가 예상을 뒤엎고 하원 350석 중 각각 69석, 40석을 가져가며 거대 양당인 국민당·사회당 모두 과반을 달성하지 못했다. AFP통신은 스페인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구제금융 관리체제에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페인 국민들이 정부의 부패와 경기침체, 높은 실업률에 분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재선거에도 불구하고 정국은 쉽게 안정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제껏 스페인이 연정을 구성한 경험이 없는데다 양당에서 4당으로 바뀐 유권자의 선호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콘은 “재선거가 치러진다고 해도 과반 의석을 가져갈 정당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연정 가능성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