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파운드화 약세에 베팅했다 큰 코 다친 헤지펀드들

연준 비둘기파 신호로 80일래 최고치

오바마 브렉시트 반대론까지 더해져

파운드화 강세로...매크로펀드 직격탄

영국 파운드화 약세에 베팅한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반대론을 설파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상당수 헤지펀드들은 지난해부터 오는 6월 실시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까지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 베팅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바닥 모르고 추락했던 파운드화는 최근 강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 말 1파운드당 1.39달러이던 파운드화 가치는 이달 25일에 1.46달러까지 치솟으며 최근 80여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정책이 비둘기파 쪽으로 선회한 것이 파운드화 가치를 끌어올린 결정적 요인이다. 파운드는 최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돈풀기 강도를 높이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주 말 영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지면서 파운드화 상승세는 탄력을 받고 있다. “EU에 남는 것이 영국에는 더 이득”이라는 발언으로 26일 영국 정부가 발행한 47억5,000만파운드 규모의 50년 만기 국채 입찰에는 발행규모의 네 배가 넘는 210억파운드의 매수세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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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의 예상치 못한 강세는 환율이나 금리 등 거시지표의 방향성에 베팅하는 매크로펀드에 직격탄을 날렸다. 세계 최대 매크로펀드인 칵슨어소시에이트는 올해 들어 0.8%의 손실을 냈고 지난달에만도 -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매크로펀드 루비콘도 올 들어 6%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고 WSJ는 전했다. 두 펀드 모두 파운드화에 대해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했다가 역풍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로 칵슨어소시에이트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펀드들이 파운드화 약세에 과도하게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매크로펀드들은 지난달 -1.1%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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