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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기자의 K컬처] 이란 2030에 콘텐츠코드 맞춰라

빗장 풀린 중동 기회의 땅...한류 성공하려면

30대 이하 인구 60% 넘어

이슬람 특색 고려하면서도

젊은층 중심 진출전략 필요

대장금·주몽 등 사극 인기

'한류 붐' 기반은 이미 마련

게임·애니도 블루오션 기대

대장금대장금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한류 비즈니스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란의 건설 붐으로 산업계에 ‘중동 특수’가 형성됨에 따라 한류 등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제 막 빗장이 풀린 이란 시장에 대한 ‘문화 확산’을 선점이 현지에서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역량을 뒷받침하는 국가적 ‘스마트 파워’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류 비즈니스의 성공적 안착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일단 현재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이란은 이미 대장금, 주몽 등 K-드라마가 커다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어 ‘한류 붐’이 형성될 정서적 환경은 마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란 사람들의 정서를 고려한 체계적이고 다면적인 대중문화 확산 전략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제2의 중동 붐’, ‘제2의 중동 특수’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유리한 것은 국제 사회의 제재 해제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서방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반면 한국 등 아시아 문화에 대한 개방도가 높다는 점이 한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게 하는 부분이다.

이란이 ‘젊은 나라’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란은 전체 인구에서 30대 이하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며, 여기에 유소년 비중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란을 대표하는 영화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 아동 영화라는 것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그러므로 30대 이하를 겨냥한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가요 등 성공 가능성 높은 한류 콘텐츠 진출에 공을 들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장영실 송일국장영실 송일국


이슬람 국가로서의 이란의 특색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드라마의 경우 지금까지 대장금이나 주몽 등 사극이 커다란 인기를 끈 이유도 이란의 전통의상인 히잡 등과 한복, 쓰개치마와의 유사성, 권선징악, 휴머니즘 그리고 코믹이라는 요소가 이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까닭이다. 최근에는 ‘장영실(KBS)’이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방영됐던 작품이라도 이란 정서에 부합하는 작품이라면 이를 적극 발굴해 현지에 진출시키는 쪽으로 가야 한다. 이란 등 중동 젊은이들에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는 ‘태양이 후예(KBS)’뿐 아니라 ‘돌아와요 아저씨(SBS)’, ‘욱씨남정기(JTBC)’ 등으로 국내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호응을 받지 못했던 작품이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돌아와요, 아저씨’와 ‘욱씨남정기’의 코믹적 요소가 중동 젊은이들의 정서 코드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작품의 인기로 중동에서는 송일국, 김수로, 윤상현 등이 ‘숨겨진 한류스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돌아와요 아저씨돌아와요 아저씨


젊은 층 특히 유소년 비중이 높은 이란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도 ‘블루 오션’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이란 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콘텐츠 산업 진출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10년간 핵무기 생산으로 내수경기 침체 등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정보기술(IT) 관련 R&D 육성을 핵심 기조로 문화, 정보통신, 과학분야 전문가 육성 지원체계를 확립했다. 그중에서도 게임 시장은 온라인 게임이 이슬람 문화와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콘텐츠 분야로 이란 정부의 육성 의지가 높은 분야다.


다만 이란의 음악 시장은 규제가 가장 심한 편으로 여성 연주가 안무가 등이 포함된 공연은 아예 불허할 정도다. K-팝 걸그룹은 진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래도 남성 공연은 가능하므로 보이그룹의 이란시장 진출은 타진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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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고 있는 이란.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이란은 종교가 산업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법적 구속력까지 갖추고 있는 사회라는 점을 명심하고 시장에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문화와 정서에 대한 이해 없는 K컬처의 확산은 불가능하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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