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무언설태



▲금융위원회가 얼마 전 금융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그런데 주요 금융공기관 중 하나인 예금보험공사 노조가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27일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반대가 62.7%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부결의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듯합니다. 첫째는 대부분의 직원이 “나는 무능한 인간이니 평가 과정에서 낮은 점수가 나올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보다 나은 성과를 올리기보다 그저 적당히 지내면서 똑같이 나눠 먹는 게 속 편하다”고 여기는 것 말입니다. 왜 더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올리고 그에 따라 보다 나은 성과급을 받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못하는 것일까요. 회사의 인사고과도 노조 마음대로 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네요.


▲정부가 우여곡절 끝에 연말까지 서울에 4곳, 지방에 2곳의 면세점을 추가 허용하기로 결정했답니다. 관세청은 최근 한류 열풍 덕택에 서울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갈수록 증가해 면세점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는데요. 변명이 그럴싸하네요. 처음엔 특정 기업 혼자만 먹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었나요? 정부 설명이 맞는다면 한국에 오는 유커 관광객의 증감 여부에 따라 면세점을 수시로 늘렸다 줄이는 ‘고무줄 정책’도 새로 도입할 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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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조항과 해외연수를 없애자고 노조에 요구했다고 합니다. 긴축경영에 돌입할 정도로 경영여건이 어려워지자 노조에 고통분담을 요구한 것인데요. 호황기 때 만들어진 불합리한 단협 조항이 불황기에 계속 유지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인데도 노조는 ‘책임 전가’라며 거부했다고 합니다. 귀족노조의 기득권 지키기는 회사가 망해야만 끝날까요.

▲ 미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0.5%에 그쳐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답니다. 소비 증가율은 전 분기보다 둔화된 1.9%에 그친 반면 저축은 오히려 5.2%나 늘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한마디로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글로벌 경제를 사실상 혼자서 이끌어가다시피 해 온 미국 경제가 만에 하나라도 삐끗할 경우를 생각하면 두렵기까지 합니다. 만약 로마의 줄리어스 시저가 살아 있다면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을까요. “미국 너마저도.”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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