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떠나는 원유철의 호소

"경제불씨 살리기 위한 마지막 타이밍 절대 놓치지 말아야"

마지막 與 원내대책회의서

서비스·노동개혁법 처리 촉구

"당분간 쉬며 바둑이나 둘 것"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로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연 뒤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로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연 뒤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대 국회는 우리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타이밍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2일 19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3일이면 20대 국회를 책임질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기 때문에 이날은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으로서 10개월 임기의 마지막이었다.

떠나는 여당 원내대표의 호소가 어느 정도 먹힐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꺼져가는 경제 불씨를 살리자’며 야당에 다시 한번 읍소했다. 신규 일자리 창출이나 노동시장 개혁 등을 위한 법안들이 줄줄이 계류돼 있지만 여야의 첨예한 대립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도 배어 있다. 19대 국회는 20일 정도 남았지만 계류된 법안은 1만여건이다. 이 가운데 규제프리존특별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법안 등은 일자리나 경제 불씨를 살리는 데 핵심 법안들이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자동으로 폐기될 운명이다. 20대 국회에서도 같은 법안이 제출될 수 있지만 그동안 노력했던 시간이 허비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여소야대 국면을 감안하면 반기업적 요소들이 가미될 수 있어 오히려 법안 효과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원 원내대표의 하소연은 더욱 절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총선에서 ‘문제는 경제’라는 구호를 앞세워 승리했고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놓았다”면서 “관련 민생법안들이 19대 국회에서 최대한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호소한다”고 거듭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이 ‘국회법 개정안 파동’으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나자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가진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유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된) 정책위의장도 함께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당시를 돌아보며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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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들의 합의추대로 원내대표를 승계한 원 원내대표에게는 이후 ‘신박(새로운 친박)’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청와대와의 ‘찰떡궁합’을 과시하면서 전임인 유 의원과 차별화를 시도했고 실제로 당정청의 소통이 한결 원활해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공천 파동 등으로 지난 4월 총선에서 참패했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원 원내대표도 책임론을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원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공천 갈등으로 총선 참패라는 결과를 받아 송구스럽고 사죄드리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원 원내대표는 임기 동안 여야와 원만한 협상으로 적지 않은 현안들을 해결했다. 북한인권법·테러방지법·관광진흥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 정부여당이 주력한 쟁점 법안들을 처리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테러방지법 처리 과정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법안 표결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막지 못했고 정부가 역점을 뒀던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19대 국회 내 통과도 관철시키지 못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당내 강력한 계파 구조 속에서 정치력의 한계도 드러냈다. 총선 참패 이후 공백 상태가 된 당 지도부를 이끌며 한시적으로나마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려고 했으나 당내 ‘역풍’에 밀려 뜻을 접기도 했다. 원 원내대표는 “부족한 사람이 중책을 맡아 정신이 없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당분간 쉬면서 바둑이나 좀 두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원 원내대표가 20대 국회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하거나 국회의장단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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