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행사에 참가하며 문화외교와 한류외교에도 힘을 기울였다. 이란은 한류 선호도가 대단히 높은 나라여서 박 대통령의 문화외교는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을 마치고 ‘한·이란 문화공감’ 공연이 열린 테헤란 밀라드타워의 공연장으로 향했다. 한류에 관심이 많은 20~30대 관객들을 중심으로 1,600여 객석이 가득 찼다.
박 대통령은 공연장에서 “이란의 태권도 수련인구가 200만명이고 ‘주몽’이나 ‘대장금’ 같은 한국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았다고 알고 있는데 두 나라 국민들이 이렇게 가까워진 데에는 문화·역사적 오랜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며 “신라 유적에 고대 페르시아에서 유래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서울에 있는 테헤란로가 핵심 비즈니스 지역이 됐고 아주 번창한 도로”라고 말하자 현지 관객들이 박수로 환호했다. 또 박 대통령이 “신라 시대에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가 사랑을 나눈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이것도 두 나라가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겠죠”라고 하자 이란 관객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이런 좋은 문화적인 만남이 앞으로도 이뤄지도록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관객에게 인사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같은 건물 내의 갤러리에서 열린 ‘K컬처 전시’를 관람했다. 이곳에서 박 대통령은 한식·할랄푸드·한의학 등을 체험하고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곳에서 박 대통령은 한국어를 잘하는 현지 여학생을 만나 “어떻게 한국말을 그렇게 잘 하시냐”고 물었다. 이 학생이 “한국말 쉬워요”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한국말이 쉬운 게 아니라 머리가 좋으신 것 같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때 옆에 있던 한국어 강사가 “저 학생이 소녀시대와 빅뱅을 좋아하고 ‘태양의 후예’도 좋아한다”고 거들자 박 대통령은 “‘태양의 후예’도 보셨어요? 벌써 여기서…”라며 한국 드라마의 빠른 전파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 전시장을 떠날 때도 문밖에 서 있던 현지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테헤란=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