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서울경제TV]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 앞날 험로 예상

채권단 요구조건 충족해야 자율협약 유지돼

용선료 협상 시한 6월말… 최소 30% 깎아야 성공

용선료 인하 성공해도 회사채 보유자 채무조정 남아

[앵커]

채권단이 오늘 마침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는데요. 경영정상화의 첫걸음을 뗀 셈이지만,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험로가 예상됩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벼랑 끝에선 한진해운이 구조조정 첫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채권단은 오늘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했습니다. 그간 한진해운은 채권단과 사전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했다가 자료 보완 요구를 받았고, 오너 일가의 ‘도덕적 해이’ 비판에 직면하는 등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데 진통을 겪어 왔습니다.

그러나 같은 처지에 놓인 현대상선과 공평한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일단 조건부 자율협약을 개시하기로 한 것입니다. 한진해운 역시 임원들의 급여를 최대 50% 반납하고, 직원 복지를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내놓으며 비상 경영의 고삐를 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율협약 개시 여부 결정을 앞둔 어제는 조양호 회장이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장직에서 사퇴했습니다.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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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채권단의 요구를 충족해야 유지되는 조건부 자율협약인 만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가장 쉬운 첫 관문을 통과한 정도입니다. 한진해운은 이제 용선료 협상과 회사채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야만 합니다.

용선료 협상은 6월 말까지는 결론을 내야 합니다. 선주들을 설득해 적어도 용선료를 30%는 깎아야 성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용선료 협상에 성공해도 다음 단계도 만만치 않습니다.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를 깎는 손해를 감수하는 만큼 금융권을 제외한 회사채 보유자들도 한진해운의 채무를 줄여줘야 합니다.

한진해운의 총 차입금은 5조6,000억원인데, 이 중 금융권 차입금은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사채권자들이 대대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둘 중 하나라도 실패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되고,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를 받게 됩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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