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봉황위성 등 중국 매체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북한 노동당에 보낸 7차 노동당대회 개회 개막 축전에서 북한 노동당 수장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축전에서 의례적인 축하 메시지만 보내고 김정은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북한 7차 노동당대회에 주북한 중국 대사가 참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중국이 별도의 대표단은 파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36년 만의 북한 노동당대회에 중국의 고위급 인사가 배제된 것은 중국과 북한의 최근 냉각된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성 주석 생전인 지난 1980년 제6차 당대회 때는 리셴녠 당시 중국 부주석이 참석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당대회 이후 북한에 핵 동결을 요구하며 대화 채널을 가동할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이 5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 추가 도발을 벌이면 북중 관계는 더욱 냉각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도 이번 북한 노동당 행사에 비교적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주요 매체들은 논평이나 칼럼 대신 사실 위주의 간단한 보도를 내보냈다. 관영 언론인 신화통신은 7일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가 6일 개막했다고 전하면서 북한의 노동당이 1945년 창당 이후 지금까지 여섯 차례 당대회를 개최했고 이번 대회는 1980년 이후 36년 만이라고 전했다. 8일에는 노동당대회에서 이례적으로 비핵화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세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핵 비확산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