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금융시장도 버티컬 플랫폼에 주목할 때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이사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기관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2015 베스트글로벌 브랜드 1, 2위를 애플과 구글이 차지했다. 2014년, 2013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생활 속에서 그 결과를 느끼고 있다.

플랫폼의 시대다. 지난 2011년 구글은 휴대폰 시장 최강자였던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스마트한 직장인의 상징이었던 블랙베리는 몇 년째 페이스북·아마존 등이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며 우려 섞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통강자의 몰락과 동시에 플랫폼 사업자들이 새로운 지배세력이 돼 가고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주체는 빅자이언트 플랫폼 사업자다. 애플·구글·페이스북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와 각종 서비스를 총망라해 수억명의 이용자가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트렌드를 생산하는 공간을 이른바 빅자이언트 플랫폼이라 한다. 이와 대치되는 개념이 버티컬 플랫폼으로, 특정 관심사를 가진 고객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보통 음악·쇼핑 등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플랫폼 전문성을 높이고 지배시장을 확고히 한 후 점차 시장을 넓혀나가는 전략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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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사용자들에게는 특정 관심사에 대한 깊이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버티컬 플랫폼이 점점 더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빅자이언트 플랫폼이 쏟아내는 정보와 서비스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해당 플랫폼의 마니아층을 더욱 돈독히 형성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 분야 대표 버티컬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은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특화해 전 세계적으로 4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 국내에서는 월 이용자가 최근 600만명을 돌파했다.

대표적인 금융 버티컬 플랫폼이 펀드슈퍼마켓이다. 펀드슈퍼마켓은 펀드정보 습득부터 매매·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사이버 공간이다. 펀드를 생산하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자 및 각종 금융정보 제공자 등이 모이는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를 일컫는다. 국내에는 2014년 처음 도입됐다.

해외에서 펀드슈퍼마켓은 이미 보편화돼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슈왑은 1992년 ‘원소스’라는 펀드슈퍼마켓을 출시, 저렴한 투자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특장점을 앞세워 주식거래시장부터 자산관리 시장까지 섭렵했다. 영국의 펀드슈퍼마켓은 독립투자자문업자(IFA)와 긴밀한 관계를 통해 동반 성장했으며 펀드가입 시장의 6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대표 펀드슈퍼마켓인 아이패스트는 홍콩·인도·말레이시아까지 진출해 약 5조5,000억원의 투자자금을 관리 중이다. 세상이 이미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인정했듯 향후 금융시장 또한 펀드슈퍼마켓의 성장과 발전에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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