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정은 이중적 태도 용납 못해"...北에 날세우는 巨野

우상호 "앞으로도 할말 할 것"

안보 이슈 우클릭 행보 시사

안철수·심상정도 변화 촉구

北비판 주저하던 모습서 탈피

수권정당 비전 제시 포석인듯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정치지형이 형성되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한 거야(巨野)가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며 비판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대북 비판을 주저하던 기존 모습에서 벗어나 여당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민생과 안보 분야에서도 이슈를 선점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핵무장을 가속화하며 비핵화를 추진하는 북한의 이중적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면서 “한반도에서 핵무기는 폐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더민주는 앞으로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 인권침해와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비판하겠다”고 장담했다.


이 발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된다. 우선 제1야당의 지도부가 북한의 변화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향후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경 기조로 전환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한 대목이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더민주에 영입된 후 ‘북한 궤멸론’ ‘햇볕정책 수정론’ 등을 언급하며 당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 신임 원내대표가 사실상 김종인 대표의 대북관에 힘을 실어주면서 더민주는 앞으로 안보 이슈에서만큼은 ‘우클릭’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련기사



이와 함께 우상호 원내대표의 출신 성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발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운동권 출신으로 당내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의 대표주자다. 그동안 야권 인사들 중에서도 민주화를 주도했던 운동권 출신들은 대북 비판에 특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더민주 외에 국민의당·정의당 등도 대북 강경 기조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핵무기는 북한의 경제에도, 한반도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진정 한반도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더 이상의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비핵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역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제7차 노동당대회 발언과 관련해 “북한 스스로 파탄시킨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어떤 실효성 있는 입장도 내놓지 않은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다.

다만 야권의 일부 기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협상을 전제로 한 ‘햇볕정책’의 틀을 완전히 벗어던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제재·압박만으로는 핵을 폐기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교적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6자회담의 틀에서 북핵 폐기를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과 채널을 병행,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나윤석·전경석기자 nagija@sedaily.com

나윤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