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무늬만 국제공항서 벤치마킹 대상으로…대구공항의 화려한 변신

국내외 LCC 신규 노선 개척에 야간 비행금지시간 단축 주효

지난해 이용객 31.9%나 늘어 올 사상 첫 250만명 돌파 전망

대구국제공항이 환골탈태하면서 지방공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한때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대구공항은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개척과 중국 관광객 유치 성공, 비행금지시간 단축 등으로 이용객 증가율이 가팔라지면서 지방 중소공항 활성화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10일 대구시와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국제공항의 국내·국제선 이용객은 202만명으로 전년(153만명)보다 31.9%나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15개 전국 공항의 이용객 증가율(10.7%) 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대구공항의 무서운 기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누적 이용객이 6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대구공항 역대 처음으로 연간 이용객 250만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구공항은 지난 2009년 이용객이 102만명까지 추락하는 등 그 동안 국제공항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선 위주로 운영돼 왔다. 그랬던 대구공항이 지난해 이후 갑자기 활성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구시와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 등이 협의해 야간 비행금지시간(curfew·커퓨타임)을 3시간 단축하고 LCC의 다양한 신규 노선을 개척한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실제 대구공항의 국제선 신규 취항은 지난해 이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대구-타이베이 정기노선을 2개 항공사가 동시에 취항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대만 중화항공의 LCC격인 타이거항공 타이완과 국내 티웨이항공이 같은 날 타이베이 노선 첫 운항에 나선 것이다. 타이거항공 타이완의 한국 진출은 대구공항이 처음이다. 이들 LCC 외에 에어부산이 앞으로 대구-제주 및 중국 연길·장가계 등 국제선 부정기 노선을 시작으로 대구발 노선을 확충할 계획이다. 대구공항 수송분담률 1위인 티웨이항공 역시 올 하반기 괌(오사카 경유) 노선 증편과 일본 도쿄·후쿠오카 노선 신설을 예고한 상태다.

이처럼 국적·외항 LCC들이 연이어 대구발 노선 신규 취항에 나서는 것은 2014년 9월부터 대구공항 커퓨타임이 기존 22시~6시에서 24시~5시로 3시간 단축된 영향이 크다. 대구시 관계자는 “커퓨타임이 단축되지 않았다면 이번 타이베이 노선을 포함해 상당수 국제선 노선이 취항할 수 없었다”며 “커퓨타임 조정은 야간 비행소음과 관련한 주민 민원 조율이 관건인데 이를 잘 해결한 결과”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대구공항의 외국인 무비자 체류시간도 기존 72시간에서 120시간으로 대폭 확대됐다. 중국에서 대구공항으로 입국해 제주도로 환승하는 승객에게 비자 없이 대구에서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린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구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013년에 비해 무려 5배나 늘었다. 대구공항의 이 같은 노력은 지난달 초 한국공항공사 본사에서 전국 광역지자체의 공항 담당 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방공항 활성화 회의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공항이 전국 중소공항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공항으로 떠오르면서 타 지자체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를 대구공항 재도약의 해로 삼아 항공 편의 확대 및 국제선 다변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손성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