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김정은 대관식’ 후유증 어찌할까

부실 공사로 백두산발전소 댐 누수·방류, 주민 불만 누적 관측

‘핵보유 고집’으로 국제사회 고립 심화

지난 8일 촬영된 북한 양강도 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의 위성사진. 댐에서 물이 새고 일부 벽면은 붕괴된 모습이 드러난다. /연합뉴스지난 8일 촬영된 북한 양강도 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의 위성사진. 댐에서 물이 새고 일부 벽면은 붕괴된 모습이 드러난다. /연합뉴스




북한 체제가 평양에서 지난 6~9일 제7차 노동당대회와 10일 대규모 군중대회로 성대하게 치러진 ‘김정은 대관식’의 후유증에 시달릴 전망이다.


안에서는 노동당대회에 앞서 경제건설 성과를 제시하기 위해 주민들의 노동력을 동원한 ‘70일 전투’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김정은이 70일 전투의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운 양강도의 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는 지난달 28일 준공된 지 불과 10여일 만에 누수가 발생해 물을 긴급히 방류하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위성사진에서는 발전소의 댐 곳곳에 균열이 발생해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댐 벽면의 일부는 붕괴된 모습이 확인된다. 노동당대회 전 완공을 서두르다 부실공사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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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노동력 동원, 상납 강요에 따른 주민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주민들 충성심 고취에 나서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온 나라에 굽이치는 환희와 격정, 불같은 맹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주민들의 김정은 찬양과 함께 “과학연구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등의 각오를 소개했다.

밖으로는 ‘핵보유 강국’ 과시를 위해 올해 초 감행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4월 운항이 중단된 북한 고려향공의 평양-방콕 노선 뿐만 아니라 평양-쿠웨이트 노선 운항도 지난 2월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해온 중국마저 대북제재의 확실한 이행을 약속하면서 북한에 등을 돌린 모습이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핵심권력기관인 정치국 위원, 정무국 부위원장에 오른 리수용 외무상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벗어나려는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오는 7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개최되는 동남아시아국가들의 회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리수용이 참석해 국제사회의 제재·고립 완화를 위한 교두보로 삼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핵보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만큼 그러한 시도가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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