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조선소 몰린 경남·울산 '최악 실업률'…거제선 3만명 실직 예상

[구조조정發 실업 대란 오나]

올 실업률 2%대서 3%대로 치솟아 대란 우려

수주절벽에 구조조정 이슈까지 겹쳐 사면초가

"일자리 나누기로 고통분담하고 재취업 지원을"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형 조선소가 집중된 경상남도·울산의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있는 경남의 4월 실업률은 3.2%로 1년 전에 비해 0.7%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4월 기준으로 지난 2000년(3.4%)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연간 2.6%에 머물렀던 경남의 실업률은 올해 △1월 3.1% △2월 3.4% △3월 3.9% △4월 3.2%를 나타내는 등 줄곧 3%대를 웃돌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도 마찬가지다. 4월 실업률은 3.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4월 기준으로 2011년(4.2%)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해 연간 2.9%에 그쳤던 울산 실업률은 올해 △1월 3.6% △2월 4.5% △3월 3.6% △4월 3.5% 등 3~4%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울산의 1·4분기 청년(15~29세) 실업률은 12.2%로 1999년 통계 작성 후 최악이었다.

전체 고용시장도 안 좋았다. 4월 청년실업률은 10.9%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4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다. 전체 취업자 수는 2,61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3월 30만명 증가에서 한 달 만에 20만명대로 둔화했다. 취업준비생 등을 실업자에 포함시킨 체감실업률은 11.1%를 나타냈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청년층 ‘일자리 미스매치’, 기업 정년 연장(60세) 의무화, 경기둔화 등 구조적 고용위축 요인에다 구조조정 이슈까지 불거지고 있다”며 “조선업 실업이 본격화하는 하반기에는 ‘실업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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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30대 그룹(공기업·금융그룹 제외) 설문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인 16곳이 올해 신규 채용을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답했다.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계획은 12만6,000명으로 2015년(13만2,000명)보다 4.2% 감소했다. 경남 거제시는 지금과 같은 조선 ‘수주 절벽’ 현상이 이어지면 내년 3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관련 근로자 2만7,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정책도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그나마 경기를 지탱하는 내수도 찬물을 맞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우리 경제는 수출이 사상 최장인 1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소비만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4.2% 증가(전월 대비)해 7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감률을 보였다. 그러나 당장 본인이 직장을 잃거나 주변에서 실업자가 양산되면 소비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을 삭감하더라도 고용을 유지하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정리해고를 줄이고 실업자들이 새롭게 취업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소방안전·교육·보건의료 등 공공서비스 쪽에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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