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서울포럼2016]휴 허 "인체공학도 머잖아 대중화...몸-인공신체 기능 차이 없어질 것"

기술 발전·수요 늘어 비용 저렴해져

스마트폰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

휴 허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11일 개막한 ‘서울포럼 2016’의 특별연설 무대에서 뛰고 있다. 직접 개발한 전자의족의 성능을 확인한 청중들 사이에서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권욱기자휴 허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11일 개막한 ‘서울포럼 2016’의 특별연설 무대에서 뛰고 있다. 직접 개발한 전자의족의 성능을 확인한 청중들 사이에서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권욱기자




“머지않아 인간의 생물학적 몸과 인공의 몸의 차이는 없어질 것입니다.”


세계적인 생체공학자이자 로봇과학자인 휴 허(사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미래의 생체공학이 장애로부터 인류를 자유롭게 하고 그 혜택의 범위도 점차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6’ 첫날 특별강연에서 그는 “생체공학의 발달 속에 ‘장애’와 ‘정상’이라는 말이 더는 의미를 갖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인간과 기술의 협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휴 허 교수에게 기술·로봇이란 인간과 경쟁하는 대상이 아닌 공존하는 대상이다. 그는 17세이던 지난 1982년 등반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당시 초보적인 수준의 의족에 실망해 과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그는 MIT의 미디어랩 바이오메카트로닉스 연구팀을 이끌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의족을 개발해냈다.


“저는 비록 두 다리가 없지만, 산을 타고 달리기도 하고 제가 원하는 것을 다 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 의족 덕에 남들보다 더 큰 키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웃음). 그런데 제게서 기술이란 것을 앗아가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지겠지요. 기술은 제게 불가능·장애라는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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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공학의 발달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생체공학·로봇기술이 과연 어느 영역까지 발전해 인간 삶을 바꿔놓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는 “생물학적 몸과 인공인 몸의 간극은 점점 사라질 것”이라며 “이제 ‘우리 인간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체공학의 시작은 시력이 나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듯 우리 몸의 성치 않은 부분과 그 결함을 메우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그러나) 세기가 진화할수록 몸이 성한 사람이건 약간의 결함이 있는 사람이건 구분 없이 전 인류가 누릴 수 있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생체 나이는 점점 시간이 갈수록 후퇴하지만 생체공학을 이용한 인간의 몸은 기술 발전과 함께 점차 진화하는 현상도 인류 내 생체공학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600만 달러의 사나이 같은 인간은 언제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그는 “근육 하나하나를 완벽히 재현하고 우리 몸의 신호를 더욱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뉴런(신경계) 하나하나의 신호를 기계 장치에 전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현재 저를 비롯한 실험실 수준과 관련 업계가 이 같은 단계에 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생체공학 등 눈부신 기술 발달의 혜택이 여전히 소수 부유층에 집중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휴 허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스마트폰도 개발 초기에는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없는 고가의 물건이었지만 산업 판이 커지고 각각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대중화됐다”며 “지금의 스마트폰이 많은 사람이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의족 같은 생체공학을 이용한 기기와 그 혜택도 머지않아 많은 이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빙벽에 오르다 다리를 잃었고, 다시 산을 타기 위해 의족을 연구하고 과학자가 된 휴 허. 그는 등산 마니아답게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아름다운 산을 찾아 올라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주희·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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