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당장 조선과 해운업에서 대량실업이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부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000명 감원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도 2019년까지 3,000명을 줄일 계획이고 삼성중공업 역시 상시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비정규직을 포함해 2만~3만명이 실업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뿐 아니다. 퇴출 위기에 놓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조만간 감원 대열에 합류하고 7월부터는 부실 대기업, 11월에는 한계 중소기업에 대한 칼바람까지 예고돼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 같은 기업도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마당이다. 실업 공포가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 리 만무하다. 가뜩이나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는 청년들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이다.
대량실업은 사회불안으로 연결돼 우리 경제에 또 다른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고통분담을 통해 해고를 회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삭감하되 고용은 유지하는 일자리 나누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일자리 부족이 경기침체와 경직된 노동시장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해결방안도 보다 근본적인 것이 돼야 한다. 반년 넘게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노동개혁 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같은 경제활성화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하는 이유다. 자칫 한눈을 팔았다가는 우리 경제가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