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서울포럼 2016] 한중 신산업 협력의 장 마련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참관기

中 견제보단 활용하는 지혜 필요

AI의 진화 고민하는 자리 뜻깊어

윤리적 문제 대비책도 다뤘으면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




‘서울포럼 2016’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도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 NIA와 서울경제신문 공동 주최로 중국 광둥성 포산시의 기업인과 투자자,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마련한 ‘한중하이테크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행사에 참석한 중국 기업인 중 일부는 당초 잡아놓은 관광일정까지 포기해가며 보일러·스마트홈 업체 경동원과 헬스케어 업체 메디플러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개발업체 달리웍스, 스마트카 업체 로지포커스 등 국내 중소기업을 방문하겠다는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다. 한중 간 협력이 활발해지는 기회를 제공한 것 같아 보람이 느껴진다.


중국은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다. 기실 추격해야 하는 쪽은 한국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중국 중앙정부가 시행한 ‘중국제조2025’ 정책은 현지의 전통 제조업 수준을 큰 폭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인터넷플러스’ 정책은 제조업에 인터넷을 융합해 IoT와 자율주행차·핀테크 등 융복합 산업을 여느 선진국 못지않게 종합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아직 한국이 원천기술과 인프라 측면에서는 앞서 있지만 언제 추월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간발의 차이’일 뿐이다.

그렇다고 중국을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중국은 신산업과 접목을 이룬 국내 중소기업에 관심이 많다. 한국 경제가 앞으로 성장하려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한국은 ‘중소기업의 성장’, 중국은 ‘신산업 융합’이라는 공동의 관심사를 찾은 셈이다. 특히 현재는 중국에서 통하면 글로벌에서도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중국 현지 시장의 의미가 커졌다. 신산업을 발판으로 국내 중소기업이 중국에 활발하게 진출한다면 매우 긍정적일 것이다.


또 하나 ‘서울포럼 2016’에서 관심이 갔던 부분은 이번 포럼의 주제이기도 한 인공지능(AI)이다. AI를 ‘생각하는 컴퓨터’라고 정의한다면, 사실 이런 개념은 지난 1950년대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 이미 고안한 것이다. 독일 암호기기인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해, 즉 역설적이게도 전쟁을 치르다가 기계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이것이 1차 AI 붐이다. 이후 1980년대 중반의 2차 붐, 2012년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다시 살아낸 3차 붐까지 AI는 이미 부침을 반복해온 분야다.

관련기사



AI는 분명 진화할 것이며 산업과 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다시 한번 성장세가 꺾일 시점이 올 것이다. AI가 퇴화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부침을 반복하며 밑바탕에서 기술 진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컴퓨팅파워의 눈부신 성장은 ‘3차 AI 붐은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앞으로 로봇은 AI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로봇’으로 진화할 것이다. 인간처럼 생각하는 로봇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휴머노이드라기보다 대화형 로봇의 형태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페퍼’는 분명 진보적 기술로 제작된 컴패니언(동반자) 로봇이지만 보다 영향력이 크고 용도가 다양한 로봇은 대화형 로봇이다.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는 IBM의 왓슨 같은 것을 떠올리면 된다.

다만 AI에는 윤리 문제가 뒤따른다. 자율주행차 사고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AI의 오남용으로 벌어질 인명살상은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다음 서울포럼에서는 AI의 윤리적 문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