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與 '혁신위 투트랙' 논란에 계파갈등 조짐…정진석 취임 일주 만에 '삐걱'

정진석 "마누라 빼고 다 바꿀 것"…'꼼수' 논란 적극 해명

친박 책임론엔 "동의하기 어려워"

비박 "혁신위 친박계 의사 반영된 것…당 소멸될 것"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상임고문들과 오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상임고문들과 오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당을 혁신하겠다며 내놓은 ‘비상대책위원회-혁신위원회 투트랙’ 안(案)이 되레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당내에선 쇄신 요구를 차단하고 친박 중심의 비대위를 구성할 것이란 비난과 함께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취임 일주일 만에 ‘꼼수’ 논란으로 비난을 받자 당 상임고문단과 종교계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출근하자마자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혁신위 투트랙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혁신위는 땜질식 미봉책이 아니라 당을 재창조하겠다는 의미”라며 “마누라 빼고 다 바꿀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비대위 구성에 관여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소롭다”며 잘라 말했다. 하지만 친박 책임론에 대해선 “계파 한쪽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묻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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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종로구 조계사에서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안이 ‘꼼수 혁신위’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후 여의도 모처 한 식당에서 새누리당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가졌다. 상임고문인 김수한 전 의장은 오찬 직후 “유익한 얘기를 많이 했다. 정 원내대표에게 용기와 격려를 드렸다”고 말했다. 박희태 전 의장은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속도를 내 전당대회를 치러 책임질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정 원내대표를 두둔했다.

하지만 비박계는 “혁신형 비대위를 원하지 않는 친박계의 의사가 반영됐다”며 즉각 반발했다. 당 쇄신모임 멤버였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정 원내대표가 원유철 전 원내대표의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것 같다”며 “정진석 비대위원장 선임은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두언 의원은 “새누리당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내년을 기점으로 흔들릴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열린우리당처럼 소멸의 길로 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영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혁신을 최우선 과제가 아닌 부차적인 것으로 여겼다”며 “당의 체질과 운영체계를 바꾸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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