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로터리] 제철 재료로 빛나는 식탁

최정호 대상FNF 대표





살고 있는 동네에 항상 문전성시인 조그마한 식당이 있다. 마음먹고 식사시간보다 이르게 음식점을 찾아가 간신히 자리를 잡았다. 별도의 메뉴판 없이 밥과 국, 찌개, 여섯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한 가지 메뉴만 판매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계절에 따라 재료가 바뀌는 제철 밥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필자의 점심상은 된장으로 버무린 미나리 무침과 액젓으로 맛을 낸 오이 무침, 달래 된장찌개, 주꾸미 등으로 꾸려졌다. 가게 주인은 음식을 내오면서 “주꾸미는 끝물이어서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고 했다.


채소든 과일이든 계절과 상관없이 구해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어머니가 차려주던 밥상은 늘 제철 재료로 가득했다. 요즘 유행하는 ‘쿡방’의 유명 셰프들 역시 최고의 노하우는 좋은 재료라고 입을 모은다. “훌륭한 맛을 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선한 재료인데 그중 으뜸은 제철 재료”라고 말이다. 이 당연한 말이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리움이 됐다. 이런 이유로 제철 음식으로 만든 집밥을 선보이는 식당은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인기를 끈다.

한국인이 일 년 내내 먹는 김치도 철에 따라 달라진다. 대상FNF 종가집에서도 여름이 되면 열무 겉절이, 부추 오이 겉절이 등 해당 계절에 맛과 영양이 가장 좋은 재료들로 만든 김치를 내놓는다. 식품업계에서도 제철 재료는 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철 재료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신선함이 유지되기 위해 수많은 과정과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종가집의 경우 농산물의 효율적인 생산·유통과 가공·판매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는 한편 최근 강원도 및 강원농협과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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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적절한 재료 사용 및 유통으로 업계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소수의 기업들로 인해 소비자들이 걱정하고 불안해할 때마다 식품업계 종사자로 필자를 비롯한 많은 이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람에게 먹는 것만큼 중요하고 기쁜 것은 없다. 우리는 지칠 때 먹으면서 힘을 내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즐거움을 느끼고는 한다. 또 손님을 대접할 때 음식에 신경을 쓰는 것처럼 중요한 순간에 음식은 항상 함께한다. 따라서 먹거리를 다루는 기업과 종사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삼위일체라는 말이 있다. 이 글을 통해서는 ‘좋은 재료와 맛과 건강은 하나’라고 풀이하고 싶다. 소비자들은 이미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기업 역시 좋은 재료, 건강한 재료로 소비자의 맛과 건강을 위할 마음가짐을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다.

최정호 대상FNF 대표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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