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이날 “오는 11월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꺾으려면 당이 단합해야 한다”며 “12일 트럼프와의 만남에서 화합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중계한 인터뷰에서도 “쪼개진 우리 당의 상태를 알면서도 화합한 척해서는 안 된다. 시늉만 하지 말고 실제로 화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도 “라이언 의장이 (올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의장으로 남아 있으면 좋겠다”며 한발짝 물러섰다. 지난주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지지를 거부하자 트럼프도 라이언 의장을 전당대회 의장직에서 끌어내리겠다고 협박하면서 증폭된 양측 간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라이언 의장의 유화 제스처는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면 싫건 좋건 트럼프를 지지해야 한다”는 당내 의원들의 압박 때문이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 등 반트럼프 인사들조차 최근 속속 지지를 선언하는 실정이다. 경선을 중도 사퇴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하원의원도 이날 “트럼프와는 많은 (견해) 차이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유일한 선택지”라며 “경선과정에서의 약속대로 우리 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주류와 트럼프가 적전분열을 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라이언 의장은 이번 회동에서 소수계·여성 등에 대한 막말을 중단하는 동시에 재정·이민·복지·외교 등에 대한 공화당 노선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트럼프가 타협이냐 마이웨이를 고집하느냐에 따라 또 한번 충돌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또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2012년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일부 주요 인사들은 여전히 ‘트럼프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