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연비조작' 미쓰비시 품는 닛산자동차

지분 34% 인수해 최대주주로

해외영토 확장 등 시너지 기대

닛산 로고닛산 로고


미쓰비시자동차의 연비조작 스캔들로 유탄을 맞았던 닛산자동차가 결국 미쓰비시를 인수한다.

닛산자동차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2,000억엔(약 2조1,527억원)으로 미쓰비시차 주식 34%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양사의 인수합병(M&A)은 제3자 할당증자 방식을 활용해 닛산이 미쓰비시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이 이번 M&A를 성공적으로 끝내면 전 세계에 900만대가 넘는 차량을 판매하게 되며 일본 자동차 시장 역시 도요타와 혼다·닛산 등 3대 그룹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일본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에서 닛산은 5위를 기록했다.


일본 산업계는 미쓰비시를 품은 닛산의 결정을 ‘숙명적 결합’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계열사 간 업무제휴로 시작해 2011년 경차사업 제휴, 2013년 미쓰비시·닛산 간 제조·판매 시스템 제휴관계에 이르기까지 10년 가까이 끈끈하게 얽혀오며 공동의 이해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양사가 강점을 보이는 부문도 묘하게 달라 M&A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인수 이유로 꼽힌다. 닛산은 전기차, 미쓰비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개발해온 기술을 합쳐 해외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제로를 앞세워 인기가 높은 미쓰비시와 유럽·북미에서 인지도가 높은 닛산의 조합도 썩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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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은 2011년 발표한 6개년 중기경영계획에 따라 올해 말까지 8%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6.5% 수준에 머물러 경영진에서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번 M&A를 적극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미쓰비시와 오늘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며 “닛산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미쓰비시는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비조작 사태가 불거진 시점(4월19일) 이후 주가가 43%나 폭락해 전일 495엔으로 장을 마친 미쓰비시는 이날 하루 거래 제한선인 80엔(16.2%) 이상 올라 거래가 중단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비조작 파문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스크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며 매수세에 우려를 표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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