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이, 흥미 느낄 수 있게 수학공부 어떻게 시킬까

"아이 스스로 답 찾을 수 있게 사고력 키워줘야"

수학은 확실한 개념 이해가 중요

호기심 자극해주는 수준 머물다

궁금해하면 알려 주는게 좋아

미취학아동은 놀아 주는게 효과

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장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장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상대적으로 수학의 위상이 높아지자 학부모들의 수학 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아이의 수학 교과서를 펼쳐본 학부모들은 막막하기만 하다. 올해 중학교 1학년부터 수학 통계 수업에 팀 프로젝트 수업이 도입되는 등 수학 교육과정이 꾸준히 개편되면서 기존 부모 세대의 수학 교육법인 단순 문제풀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일명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되는 것을 막고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사고능력을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키워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문제풀이에만 집중하게 되면 변형된 문제나 복잡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수학에 흥미를 잃는 것은 물론 수학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학이 단순히 문제의 답을 맞추는 게 아니라 원리를 찾아내고 이해하기 위한 탐구와 증명의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수학의 본질에 따라 앞으로 수학 교육과정도 ‘무엇을’이 아닌 ‘어떻게 배웠나’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수학에서도 일방적인 강의와 문제풀이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활동과 의사소통을 통해 생활 속에서 규칙을 찾아보는 프로젝트 학습이나 발표하기 등 활동 중심 수업이 적극 권장되고 있다. 수업방식 변화에 따라 평가방식도 학습의 전 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장은 “교육방식이 달라지는 수학과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활동 중심의 개념 이해와 문제 해결력을 기를 수 있는 사고력 배양이 중요하다”며 “자기 주도적 활동 속에서 개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스스로 생각하고 적용하는 힘이 길러질 수 있도록 부모들의 교육방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아이의 수학적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나서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게 한발 물러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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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아동의 경우 수학을 가르치고자 실랑이하며 시간을 소모하기보다는 그냥 놀아주는 것이 더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아이에게 블록이 세모·네모 모양이라고 먼저 가르치는 것보다 같이 놀다가 아이가 이렇게 생긴 모양을 뭐라고 하는지 궁금해할 때 알려주는 것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아이에게 가르치려 하면 그때부터 재미는 사라지고 학습으로 넘어가게 되고 아이의 창의성은 닫히게 된다”며 “부모는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해주는 수준에 머물다 스스로 궁금해하면 그때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도 부모가 문제의 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수학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 더하기 3과 같이 손가락만으로 계산이 가능했던 아이에게 7 더하기 8의 답이 15라고 바로 알려주기보다는 3 더하기 5와 4 더하기 6을 거쳐 더 이상 손가락 계산만으로 답을 구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어 스스로 수학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으로 한계를 느낀 아이가 불편함을 느낄 때 계산하는 법을 알려주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7 더하기 8뿐 아니라 그 이상의 계산도 쉽게 응용해서 할 수 있다. 단순한 답 구하기가 아니라 더하기가 어떤 것인지 원리를 먼저 깨우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조 소장은 “뇌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어린 시절부터 사고나 생각이 들어가 있지 않은 일명 진도 빼기 등을 하면 부모는 당장 만족할 수 있지만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은 닫히게 된다”며 “학력이 올라가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하면 좌절하게 되고 결국 아이는 수학에 흥미를 잃고 ‘수포자’가 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수학은 개념이해가 시작이자 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개념을 확실히 이해해야 수학을 확장하고 적용할 수 있다”며 “추상적으로 개념을 이해하기 힘든 초등학생은 감각적인 과정, 교구, 써보기, 말하기, 듣기 등 사고력 활동으로 다면적인 접근을 해 개념을 먼저 정확히 이해시키는 학습과정이 있어야 사고력의 바탕이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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