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변재일 정책위의장,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김성식 정책위의장 등과 오후 3시1분부터 4시23분까지 82분간 대화했다.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여소야대로 상황이 바뀐 만큼 박 대통령은 우상호 원내대표와 제일 먼저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그동안 쌓으신 경험도 많고 경륜도 풍부하시니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잘 풀어 정말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많이 힘써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경제활성화법의 조속한 처리와 함께 북핵 관련 대응 방안에 대해 협조를 구했다.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데 청와대와 여야 모두 공감했지만, 방법론에선 이견을 보였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법이 민생 경제를 살리는 불씨가 될 것이라며 국회가 조속히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진행상황을 설명하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노동개혁 4법의 경우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다며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서비스법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관련 법안 모두 독소조항만 빼면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에 대해선 일부 공감하지만 노사합의가 조건이라며 전제를 달았다.
여야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서도 기존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여당은 검찰 수사 이후 청문회 개최를,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청문회를 즉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함께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을 촉구한 데 이어 박지원 원내대표는 보훈처장을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