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특파원리포트> 3,000조원 '쩐의 전쟁'...中 모바일결제시장 춘추전국

정부 온라인뱅크 육성 등 힘입어

1년새 2배 16조위안으로 급성장

2018년 52조위안까지 확대

알리페이·텐페이 90% 점유 속

삼성·애플 가세..구글도 곧 진출

화훼이·샤오미까지 도전장



최대 3,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모바일 결제(페이)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최근 삼성전자가 중국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스마트폰 간편결제 ‘삼성페이’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세계 최대 모바일 결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페이 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현재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전자상거래 공룡 알리바바가 서비스하는 알리페이가 3분의2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용자 수 7억명이라는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최강자 ‘위챗’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텐센트의 텐페이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상황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장의 글로벌 양대 강자인 애플과 삼성이 올 들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잇달아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고 중국 스마트폰 메이커인 화웨이와 샤오미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시장의 관심은 애플과 삼성 등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후발주자들이 알리페이의 아성을 얼마나 무너뜨릴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1년 새 두 배로 커진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뚜렷한 실물경기 둔화 추세에도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률이 100%를 웃돈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알리페이나 텐페이 같은 이른바 제3자 결제기관을 통한 중국의 모바일 거래 규모는 지난 2014년 8조130억위안에서 지난해 16조3,626억위안으로 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품 결제뿐 아니라 단순 송금을 포함한 모든 금전거래를 의미하는 총거래액(GMV) 기준으로 보면 2010년 442억위안에 불과했던 모바일 시장이 6년여 만에 16조위안을 웃돌 정도로 초고속 성장을 한 것이다.


중국 모바일 거래 규모는 지난해 폭발적으로 늘면서 3·4분기에는 전체 온라인 거래액의 55.4%를 차지해 급기야 PC 결제 시장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시스는 모바일 거래의 성장 추세가 꾸준히 이어져 오는 2018년에는 지난해 시장 규모의 3배를 넘어서는 52조1,148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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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힘입어 초고속 성장=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금융시장에 있다. 중국 경제는 2000년 이후 7~14%의 고속성장 속도를 유지해왔지만 중국 금융산업은 세계 2위의 경제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크게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장수가 0.3장에 불과할 정도로 취약한 중국 신용거래 시장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신용거래가 발달한 미국의 경우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장수는 2.97장에 달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을 눈여겨본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중국 정부는 금융(Finance)과 정보기술(Tech)의 결합인 ‘핀테크’ 분야를 정책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엄격한 규제보다는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고 은행 등 금융권의 강력한 반대에도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염원했던 온라인뱅크 설립까지 승인했다.

간편한 신용결제 서비스에 목말랐던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고든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5년여의 짧은 시간에 급물살을 탔고 지난해 3·4분기 알리페이와 텐페이는 각각 모바일 결제 시장 점유율 71.51%와 15.99%를 차지하는 급성장을 이뤘다. 두 인터넷 공룡이 점유율 90%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싹쓸이하는 동안 90여 중국 은행이 공동출자해 만든 국영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는 시장 점유율 1.36%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핀테크 시장은 급격한 고객 증가에 힘입어 전통적 금융산업의 아성을 무너뜨렸다”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이 은행의 영역을 파괴하는 티핑포인트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삼성·애플, 시장 구도 흔들 수 있을까=시장의 관심은 한발 늦게 출발한 삼성과 애플이 과연 알리페이와 텐페이가 지배하는 중국 모바일 거래 시장을 얼마나 파고들지에 쏠려 있다.

삼성·애플의 손을 잡은 곳은 모바일 결제 시장 점유율 1.32%라는 수치스러운 실적을 남긴 유니온페이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는 유니온페이의 결제망을 이용하기로 협약을 맺고 2월과 3월 각각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개시했다. 삼성페이는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을 비롯해 건설은행·중신은행 등 주요 9개 은행의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화웨이는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4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샤오미도 조만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애플과 삼성의 진출에 이어 조만간 구글이 안드로이드페이로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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