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45세 모중경 "나이는 숫자에 불과"

KPGA 매일유업 오픈 최종

10년 만에 국내 통산 5승째

노련한 위기관리능력 돋보여

'예비역' 강경남 2위·최진호 4위

베테랑 모중경(45·타이틀리스트)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10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모중경은 15일 대전시 유성CC(파72·6,796야드)에서 열린 매일유업 오픈(총상금 3억원)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몰아쳐 6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그는 2위 강경남(33·15언더파)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6,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1996년 데뷔해 올해 투어 20년차를 맞은 모중경의 통산 5승째. 2000년 충청 오픈을 시작으로 2006년 7월 가야 오픈까지 2년 마다 우승했던 그는 이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엔 상금순위 68위에 그쳐 시드를 잃었다가 퀄리파잉(Q)스쿨 5위로 올해 투어카드를 회복, 이번 우승의 기쁨까지 누렸다. 최근에는 자신의 성적보다는 후배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의 조언자로 조명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그저 간단한 조언만 해줬고 (김)경태가 잘하는 것 뿐인데 경태의 스윙 스승으로 불려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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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미가 빛난 경기였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모중경은 1번홀(파4) 버디, 2번홀(파5) 이글로 시작해 4번(파3)과 5번홀(파4) 버디까지 첫 5개 홀에서 5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나섰다. 1~2타 차 리드를 잡고 있던 모중경은 경기 중반 위기를 맞았다. 9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짧게 했고 10번홀(파4)에서는 버디 퍼트가 홀을 훌쩍 지나쳤지만 각각 5m와 2m 가량의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타수를 잃었더라면 분위기가 급변할 수 있었던 고비였다. 강경남에 1타 차로 쫓긴 16번홀(파4)에서도 그린을 놓쳤으나 퍼터로 친 세 번째 샷을 홀 50cm에 붙여 파를 지켰다. 모중경의 철옹성 같은 플레이에 앞 조에서 경기한 강경남이 17번홀(파4)에서 샷 실수를 하며 보기를 적어냈다. 모중경은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 3타 차로 달아나며 우승을 예약했고 마지막 홀(파4)에서 3m 넘는 파 퍼트를 홀에 떨군 뒤 후배 선수들의 격한 맥주 세례를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투어에 복귀한 강경남은 우승은 놓쳤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호주교포 안도은(25)이 3위(14언더파), 개막전 동부화재 오픈 우승자 최진호(32·현대제철)가 4위(13언더파)에 올랐다. 모중경은 “해가 갈수록 드라이버 샷 거리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끼는데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체력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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