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대륙간 풍선 폭탄의 부활



1944년 11월 일본의 한 해안가에 위치한 1급 기밀시설에서 일본군 병사들이 서풍(西風)에 풍선들을 날려 보냈다. 지름 약 10m의 이 풍선에는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넣어 놓은 밸러스트를 방출하는 원시적이지만 독창적인 시스템이 부착돼 있었다. 설계자들은 이 시스템에 의해 풍선들이 미국 영토에 도착할 때까지 3~4일간 떨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그렇게 3~4일 뒤 타이머가 작동, 풍선 속에 넣어둔 소이탄을 미국에 투하하려는 것이었다.

일본은 ‘후고(Fu-go)’로 명명된 이 기구(氣球) 폭탄을 1만여개 발사했고, 약 10%가 태평양을 무사히 건너 미국 땅에 도달했다.


하지만 내장 타이머의 제어가 불가능했던 탓에 대다수 소이탄은 인구밀집지역이 아닌 곳에 떨어졌다.

기대만큼의 효과는 없었지만 후고는 분명 세계 최초로 실용화에 성공한 대륙간 공격 무기였다.

지난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동쪽의 산 속에서 삼림 관리원이 후고의 잔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70년이나 됐지만 거의 멀쩡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 놀라운 소식을 접하고 직접 후고를 제작하고픈 욕심이 생겼다.


물론 소이탄은 빼고 말이다. 필자가 만든 후고의 디자인은 원래의 후고보다 간단하다. 헬륨 대신 뜨거운 공기로 부양력을 얻도록 해 공기주머니로 쓰일 가벼운 소재만 있으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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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작은 알루미늄 접시에 고체 연료를 조금 넣고, 철사를 이용해 드라이클리닝 비닐 백의 아래쪽에 부착했다. 풍등의 구조를 연상하면 된다. 이후 연료에 불을 붙이면 뜨거운 공기가 비닐 백으로 유입되면서 하늘로 떠오른다.

불의의 화재를 막기 위해 철사를 이용해 비닐 백을 지상과 연결한 뒤 날려봤더니 수백m 고도까지 올라갔다. 맑고 서늘한 밤에 띄워보면 마치 해파리가 구름 속을 노니는 것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WARNING: 불을 사용하는 만큼 화상의 위험이 있다.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풍선은 항상 통제 가능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


이 글을 쓴 윌리엄 거스텔은 고대 전쟁의 현대적 부활에 관심이 많은 DIY 역사칼럼니스트다.

popsci.com/fugo에서 더 자세한 제작법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WILLIAM GURSTELLE

BY WILLIAM GURSTELL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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