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런던 엑소더스 금융사 잡아라'

브렉시트 투표 앞두고 금융사 英 탈출 러시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 '포스트런던' 노려

다음달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Brexit) 국민투표를 앞두고 ‘포스트 런던’을 꿈꾸는 유럽 주요 도시들이 다국적 금융사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서유럽의 룩셈부르크 등이 브렉시트에 대비해 런던 탈출을 꾀하는 금융사에게 구애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영국과 가깝고도 먼 나라 아일랜드다.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해 말 다국적 금융사에 근무하는 자국 출신 금융인들을 더블린의 한 성으로 초청해 정부 정책을 소개하는 홍보행사를 열었다. 아일랜드 정부는 행사에서 영어에 능통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풍부한 인력과 낮은 세율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사무실 이전을 독려했다. 파격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향후 4년간 금융 분야에서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했다.


아일랜드 정부의 노력은 이미 결실을 맺고 있다. 시티그룹은 지난해 유럽 소매 영업 본부를 아일랜드로 이전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아일랜드에 은행 영업권을 보유한 웰스파고는 아일랜드 지점의 대출 영업을 늘리기로 했다. 지난 1월에는 크레딧스위스그룹이 수도 더블린에 트레이딩센터를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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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세금 탓에 조세회피처로 각광받아온 룩셈부르크도 런던 탈출을 검토 중인 금융사들을 접촉하고 있다. 룩셈부르크 은행연합회의 세르제 드 칠리아 최고경영자(CEO)는 “은행과 자산운용사를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와 파리 역시 런던을 대체할 국제금융센터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독일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영국이 유럽을 떠나는 것을 원치는 않지만, 만일의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며 “런던 사무실 폐쇄를 검토중인 금융사를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국적 금융사의 런던 탈출 러시는 브렉시트 현실화시 런던에서 유로화 표시 증권의 결제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KPMG의 자일스 윌리엄스 이사는“런던은 다른 도시에 비해 금융규제가 강하고 물가도 비싸 다국적 금융사들이 사무실 이전을 고려해왔다”며 “여기에 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런던 이탈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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