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약자 지위 악용' 협력사 공세에 속 앓이 하는 삼성전자

회사매각 요청 이어 '납품단가 인하' 억지주장까지



삼성전자 가전 부문 협력사인 A사는 18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삼성전자 서초 사옥과 수원 사업장에 집회신고를 냈다. 1차적으로는 삼성 때문에 회사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함이지만 삼성이 지난 2014년 9월 주요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강제적으로 200억원 규모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했다는 주장을 함께 펴고 있다. 이달 초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데 이어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은 강자, 협력사는 약자라는 틀을 악용한 포퓰리즘 공격에 삼성이 힘들어하고 있다. ★본지 5월11일자 13면 참조

18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를 매각해달라는 요청을 했던 A사는 삼성이 2014년 강제적으로 협력사에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사 측은 “삼성전자가 2014년 9월 협성회 회원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부품 납품단가 인하 방식으로 200억원 규모를 갹출하려고 했다”며 “A사는 이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협성회에서 제외됐고 이후 물량조정 같은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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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의 말은 다르다. 당시 글로벌 환경이 어려워 자발적인 원가절감 요청을 했던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가전 부문 협성회 회원사가 26개인데 당시 절반 정도만 이에 응해 납품단가를 조정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삼성의 관계자는 “납품회사와 물량이나 가격을 두고 얘기하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라며 “당시 글로벌 환경이 어려워 원가절감 노력에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이고 실제 절감액도 10억원대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럼에도 A사의 삼성 흔들기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A사는 삼성전자가 협력사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려고 했다는 주장에서 말을 바꿔 강제로 납품단가를 인하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사정이 어려워진 회사를 대신 팔아달라는 일방적인 요구가 먹히지 않자 이런 주장을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 서초 사옥에서 삼성물산 일감을 지역 하청업체에 넘기라고 시위를 한 이들도 알고 보니 조직폭력배였다”며 “대기업의 정당한 납품단가 조정을 갑질로 둔갑시켜 여론에 호소하는 일이 많아 기업들이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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