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행복을 위한 맛있는 노력

최정호 대상FNF 종가집 대표





“식사의 쾌락은 다른 모든 쾌락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마지막까지 남아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도서 ‘미식예찬’을 집필한 프랑스 유명 미식가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의 경구 중 하나다. ‘먹는 행위’는 배고픔을 채우고 생명을 연장하는 본능이 아니라 즐거움과 만족·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의 유희로 봐야 한다.

맛은 ‘음식 따위를 혀에 댈 때에 느끼는 감각’으로 정의할 수 있는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다. 쓰고 달고 시고 짠 네 가지 맛의 미각과도 비슷하게 여겨진다. 분명한 것은 맛이나 미각은 경험을 통해 그려내고 기억하는 감각이라는 점이다. 맛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일반적으로 맛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은 제각각이다. 맛집이라 소문난 식당이라 해도 백이면 백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고 맛집 평가 프로그램에서도 심사위원들의 기준은 각양각색이다. 같은 음식을 놓고도 누군가는 최고의 점수를, 다른 누군가는 혹평을 덧붙인다.


이처럼 다수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하는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세의 맛’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삼시 세끼 우리네 밥상에 올라오는 김치는 담그는 사람의 손맛과 방식, 발효 기간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모든 어머니의 수와 김치의 종류가 같다는 말이 있을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는 김치의 맛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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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서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맛에 대한 평가가 주관적이더라도 다수로부터 ‘맛있는 음식’이라는 만족을 얻어야만 한다. 김치의 경우 ‘아삭한 식감’이 있을 때 맛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종가집은 김치 유산균을 활용해 아삭함은 물론 발효 정도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브리야사바랭의 말을 한마디 더 인용하자면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천체의 발견보다 인류의 행복에 더 큰 기여를 한다”고 했다. 맛있는 음식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우주와 견주다니 황송할 따름이다. 그러나 이 말은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와 노력이 얼마만큼 어려운지도 시사한다. 필자를 비롯한 식품업계 종사자들은 맛있는 음식을 통해 행복을 선사할 수 있는 작은 소명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우주까지는 못 닿을지언정 가족과 둘러앉은 식사 자리에서 음식으로 인한 작은 웃음이라도 피울 수 있는 행복으로 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정호 대상FNF 종가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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