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연준 금리인상 방아쇠 언제 당길까

美 연준 "조건 충족땐 6월 금리인상"…경제지표·브렉시트가 변수

FOMC 회의록 매파발언에 美 국채 수익률·달러화 급등

"올릴 확률 50%미만" 9월·12월 인상 전망 여전히 우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회의에서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준은 △올 2·4분기 뚜렷한 경기 회복세 △고용시장의 지속적인 개선 △목표치인 2% 물가 달성 가능성 확인 등을 금리 인상의 3대 조건으로 내세웠다.

연준이 매파적 신호를 내보내면서도 부대조건을 내걸자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기가 오는 6월인지, 9월인지를 놓고 전문가들 간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결국 지난해 12월에 이은 추가 통화긴축 시점도 앞으로 나올 미 경제지표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등 해외 변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연준, 6월 방아쇠 당길 준비”=연준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록에서 6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대다수 참석자들은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올 2·4분기 경기 회복 추세와 일치하고 고용시장이 더 개선되고 물가가 목표치인 2%에 계속 근접한다면 6월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경고성 발언도 나왔다. 회의록은 “일부 위원들은 시장이 6월 목표금리 인상 가능성을 적절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고 6월 회의 전까지 경제와 금융 상황 동향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명확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달러화 가치 상승, 낮은 에너지 가격 등 일부 위험요인에도 미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위원들은 노동시장이 앞으로 꾸준히 개선되고 올 1·4분기에 둔화된 소비지출도 앞으로 몇 달 안에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전날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4%로 3년2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산업생산도 3월보다 0.7%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인 0.3%를 웃돌았다.


연준은 해외 변수도 더 이상 금리 인상의 걸림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회의록은 “참석자들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이 미 경제 전망에 가하는 위험 요인이 3월 회의 이후 약화됐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행동 시점, 6월이냐 9월이냐=이번 회의록 공개로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날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이라는 분석에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급등한 1.8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이후 최고치로 지난해 12월3일 이후 최대 하루 상승폭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도 3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미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 인상 확률도 이날 오전 19%에서 의사록 공개 직후 34%로 급상승했다. 9월 확률은 57%에서 65%로 높아졌다. 커먼웰스파이낸셜의 브래드 맥밀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완전고용에 거의 근접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6월 금리 인상이 연준의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록이 연준의 통화정책 카드가 모두 살아 있다는 신호일 뿐 6월 금리 인상을 약속한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이 더 많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상당히 매파적인 4월 의사록에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여전히 50% 미만”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각각 9월과 12월에 두 차례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6월 FOMC 회의(14~15일) 7일 뒤인 6월23일에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대기하고 있고 시장이 아직도 6월 금리 인상 확률을 낮게 보고 있어 자칫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경제지표도 호조와 부진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4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은 16만개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고용시장 호조 지속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모리 해리스 UBS 이코노미스트는 “4월 회의록에는 (미 경제 회복에 대한) 희망과 신중함이 혼재돼 있다”며 “금리 인상에 필요한 확실한 경제지표는 7월이 돼서도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최형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