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1995년 서울,삼풍> 개인의 아픔 모아 '사회적 기억'으로

■메모리인 서울프로젝트 기억수집가 지음, 동아시아 펴냄



“백화점이 너무 덥다. 옥상에 균열이 생겼는데 그것 때문에 에어컨이 멈췄다더라. 그런데 이상하다, 분위기가.”

1995년 6월 29일 오후. 당시 ‘친구’는 삼풍백화점 1층에서 근무하던 판매사원이었다. 전화기 너머 그녀는 “윗사람들, 경영진들이 굉장히 급박하고 왠지 모르게 긴장된 모습으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전하며 거듭 이상하다고 했다. 곧이어 ‘삼풍백화점 붕괴’ 소식이 전국을 강타했다.


서울문화재단이 기획한 이 책은 21년 전 참사 현장에 있던 59명의 구술·기록 프로젝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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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삼풍주유소 직원은 “5층 유리창이 다닥, 다닥 깨지더니 건물이 한순간에 내려앉는데 3초도 안 걸렸을 것”이라 했고, 붕괴된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구조현장의 응급의사는 “일부의 일부만 남아있는, 그런 몸의 일부만 볼 수 있었다”며 사람을 살릴 수도 아무것도 할 수도 없었던 그 순간의 무력감을 토로했다. 각자의 상황에서 목격한 21년 전의 사건이지만 구술자들은 어제의 일처럼 생생한 아픔을 전한다.

책의 부제는 ‘사회적 기억을 위한 삼풍백화점 참사 기록’이다. ‘개인의 기억’이 ‘집단의 기억’으로 나아가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를 바라는 의지가 분명하다. 1만6,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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