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가 사우디아라비아 및 쿠웨이트의 석유화학기업과 손잡고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재료로 쓰이는 ‘프로필렌’ 양산에 나섰다.
SK가스는 23일 울산 남구에서 PDH(프로판 탈수소화) 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프로필렌 생산에 돌입했다. 이 공장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이 이뤄진다.
울산 PDH 공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민관 합동의 외자 유치 노력이 결실을 맺은 대표적인 사례다. SK가스는 지난 2014년 LPG 수급 안정화 등을 위해 PDH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사우디 석화기업인 APC사에서 1억2,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합작법인인 ‘SK어드밴스드’를 출범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해 3월 박 대통령의 쿠웨이트 방문 당시 현지 국영 기업인 PIC사가 울산 공장에 투자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지난 1월 1억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3국 합작법인인 SK어드밴스드의 지분 구조는 SK가스 45%, APC 30%, PIC 25%로 구성되며 연간 최대 70만톤의 LPG를 투입해 60만톤의 프로필렌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공장 준공에 따라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울산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SK가스는 오는 2025년까지 총 1만2,000명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는 한편 약 12조원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석화업계에서는 울산 PDH 공장이 당분간 험로를 걷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월 기준 프로필렌의 시세는 톤 당 750달러로 공장 설립을 추진한 2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프로필렌의 또 다른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같은 기간 절반 이하로 떨어진 탓이다. 석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4년 이전에는 나프타보다 LPG로 프로필렌을 만드는 게 수익성이 좋았지만 현재는 나프타 가격이 떨어져 상황이 달라졌다”며 “울산 공장 역시 당분간 100% 가동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근 SK가스 사장은 “앞으로 프로필렌 가공 사업에도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울산 PDH공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