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 조망권에 따른 매매가격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일부 단지의 경우 최대 2억6,000만원가량 가격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한강변 아파트 공급물량과 수요 등을 감안해볼 때 조망권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아크로리버파크(최고 38층)’의 실거래가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한강 조망권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단지는 한강변에 위치한 단지로 재건축을 제외한 국내 최고가 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용 84㎡ 28층의 분양권(한강 조망 가능)은 지난달 1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전용 84㎡ 4층이 15억원, 5층이 15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최대 2억6,000만원의 가격 차이가 난 것이다. 같은 기간 이 단지 전용 59㎡ 역시 7층이 11억6,000만원, 8층이 11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한강 조망이 가능한 18층은 12억5,000만원에 거래돼 1억원 가까운 매매가격 격차를 보였다.
인근 L 공인 대표는 “나무나 방음벽 등에 가리지 않고 한강 조망을 시원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8층 이상이 돼야 한다”며 “요즘에는 집을 고를 때 조망권 확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라 높은 층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우며 공급됐던 ‘신반포자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이곳 전용 84㎡의 분양권 거래기록을 보면 5층은 14억5,450만원으로 분양가(14억1,840만원)보다 3,610만원(2.55%) 오르는 데 그친 반면 한강 조망이 가능한 11층은 15억9,780만원으로 분양가(15억330만원)보다 9,450만원(6.29%)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신규 아파트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9년 입주한 ‘래미안퍼스티지’의 경우 한강과 약 800m 떨어져 있는 탓에 15층 이상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다. 이곳 전용 84㎡를 기준으로 19층은 3월 17억원에 거래된 반면 3층은 15억3,0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되며 1억7,0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집 안에서 한강을 볼 수 있는지에 따른 가격 차이는 충분히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공급물량에 비해 돈을 더 주고서라도 한강 전망에 대한 희소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