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로터리] 제주에서 행복하게 살아보젠마씸?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는 삼다도(三多島)다. 원래 돌·바람·여자가 많은 연유다. 제주 ‘밭 돌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것이나 바람으로 전기를 일으켜 탄소 없는 섬의 꿈을 이루고 있는 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제주 해녀의 무게를 생각하면 지금의 제주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삼다도다.


그러나 이제는 사다도(四多島)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관광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직후 300만명도 안 되던 관광객이 지난해 1,3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1,500만명을 넘을 기세다. 인구는 최근 5년 사이 6만5,000명이 늘었다. 덩달아 기업 이전, 투자도 기회의 땅 제주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이 늘어나면서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다. 어린 시절 벌거숭이가 돼 친구들과 자맥질하며 놀던 중문 앞바다는 관광코스가 돼 그 시절처럼 갈 수가 없게 됐다. 그래도 놀라운 것은 몇 번 돌아보면 다 본 것 같은 제주가 찾으면 찾을수록 새로운 속살을 내보인다는 것이다. 제주 올레며 사려니숲길이며 오름, 곶자왈 숲길들이 천연의 숨결을 내쉬며 걷는 이들을 단숨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변화는 ‘집’이다. 제주는 제2의 도약을 맞고 있지만 주택 가격 상승으로 도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인구 증가와 도시의 성장은 제주 미래를 위한 기초자산이지만 주택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함께 성장하는 제주로 가는 과정에서 도민에게는 박탈감을, 제주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과 이주하려는 기업에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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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택공급 정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제주 주택정책의 철학은 ‘청정’과 ‘공존’이라는 비전 아래 지속 가능한 성장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제주 주거복지 종합계획은 도민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도민을 중심에 두고 원주민과 이주민, 서민층과 중산층, 약자가 공존하는 주택공급과 주거복지 방안을 담았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만가구 내외 주택을 건립해 총 10만가구를 맞춤형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주택 1만2,000가구, 신혼부부와 대학생·노년층을 위한 행복주택 8,000가구, 중산층과 이주민을 위한 뉴스테이 임대주택 1만가구 등 2025년까지 임대주택 3만가구를 공급해 주택 걱정 없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힘쓰려고 한다.

새로운 택지는 제주다운 방식으로 조성된다. 원도심의 경우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하고 공공의 부지를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읍·면 지역 택지개발 및 소규모 택지를 개발하게 된다. 그리고 획일화된 바둑판형 택지 개념 대신 제주의 땅이 가진 지형과 문화를 보존하는 형태의 ‘올레주거단지’를 조성할 것이다.

제주형 주거복지정책은 거지·도둑·대문이 없는 제주의 삼무(三無)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제주형 삼무 주거환경’ 정비는 공동체 중심의 주거환경, 범죄 예방 환경설계, 유니버설디자인, 그리고 소통하는 열린 주거환경을 만들어 제주의 정신을 공간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의 주택정책은 빈부 격차와 범죄, 장애 없는 ‘미래형 삼무(三無)’를 구현해 단 며칠을 살든 평생을 살든 집 걱정 없이 모두가 힐링이 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제주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광주=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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