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75) SKT 명예회장이 카페 여종업원을 강제 추행한 장면이 CCTV를 통해 드러났다. 경찰은 고의성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연합뉴스CCTV 확인 결과 손길승(75) SKT 명예회장이 카페 여종업원을 강제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수사 역시 손 회장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해당 카페의 CCTV를 확보해 손 명예회장이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행위 장면은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정도”라며 “다만 손 회장이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려면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손 명예회장은 이달 3일 저녁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여종업원 A씨의 다리를 만지고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등의 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거부하고 카페 밖으로 나갔다 카페 사장 B(71·여)씨에게 이끌려 안으로 되돌아온 A 씨를 손 회장은 또다시 껴안고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3일 압수수색으로 카페 CCTV 영상을 확보, 이 같은 강제추행 장면을 모두 확인했다. 그러나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알려진 손 명예회장이 조사에서 “고의는 없었다”고 진술했고 B씨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해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카페 밖으로 나간 A 씨를 다시 안으로 들여보낸 B 씨의 행위를 두고 공범이나 방조범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B 씨는 조사에서 “손님을 응대하라는 취지였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손 명예회장과 A 씨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강제추행은 친고죄가 아니어서 손 명예회장은 혐의가 입증될 경우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손 명예회장은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그룹 회장을 지낸 SK그룹의 대표 전문 경영인이자 원로로서, 전경련 명예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에 휘말리면서 2004년 수감, 2008년 8·15 특사로 사면 받고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