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보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SK증권은 26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추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는 스스로를 ‘저금리인간(low interest rate person)’이라고 칭하며 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이어가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보다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 코스피에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해 2월 미국이 조기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1,900선에 머물던 코스피지수는 4월23일 2,17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지난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자 코스피지수는 9월 다시 1,900선 아래로 내려왔다.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업종으로는 헬스케어주가 꼽혔다. 초저금리 기조에서는 변동성과 성장성이 큰 바이오주가 주목 받을 가능성도 높다. 반대로 약값 인하를 약속한 힐러리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오히려 헬스케어주는 급락세를 보일 수도 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 등 수출주에 트럼프의 당선은 부정적이다. 트럼프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를 하고 있어 수출 관련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보호무역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은 중국과 멕시코를 중점으로 보호무역이 시행된다면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기아차의 관세부담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장 우려되는 안보정책은 방산업체들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방위분담금이 늘어날 경우 전력운영비가 줄어들며 우리 군의 무기 개발, 구입 예산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증권은 방위력 개선비용 감소는 방산업체들의 매출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출 비중이 60%까지 올라온 만큼 해외 매출을 중심으로 방산업체의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SK증권은 내다봤다.
미국 대선은 오는 11월8일 열릴 예정이다. 한대훈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의 공약은 보수주의의 총아로 평가 받는 로널드 레이건의 공약과 상당 부분 비슷하다”며 “레이건 재임 당시 주가 흐름이 양호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트럼프 정책 방향에 대한 불안감은 과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