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6개월간 프라임타임 방송금지라는 홈쇼핑 사상 최대 중징계를 받음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물론 홈쇼핑 업계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롯데홈쇼핑이 경쟁구도에서 제외되면서 얻는 반사이익보다 홈쇼핑 전체 이미지 실추가 더 크다는 점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롯데홈쇼핑은 27일 미래부의 업무정지 처분 결정 직후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사실관계에 대한 소명, 막대한 협력사 피해를 고려해 선처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혹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지난 2014년 발생한 임직원 비리 때문에 재승인 유효기간 2년 단축이라는 불이익을 이미 받았는데도 고의 누락 행위가 없었음을 잘 아는 미래부가 또다시 가혹한 이중처벌을 가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로 롯데홈쇼핑은 물론 협력사들에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며 “중소 협력사들,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른 시일 내에 협력사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6개월간 황금시간대 방송 송출이 중지되면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6,222억원 줄어든 6,616억원, 영업적자는 6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매출의 절반이 황금시간대에 발생한다. 특히 황금시간대에 편성되는 협력체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이 65%에 달해 협력업체의 손실도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홈쇼핑의 협력업체 850여개 가운데 560개가 중소기업으로 이 중 173개는 롯데홈쇼핑에만 입점한 중소 협력업체다.
불똥이 튄 중소 협력업체들은 “영업정지가 현실화하면 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황금시간대 방송이 중지되면 채널 자체가 소비자 외면을 받게 돼 다른 시간대로 이동하더라도 타격이 불가피한데다 이미 다른 협력사와의 관계가 공고한 다른 홈쇼핑 채널로 이동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롯데홈쇼핑에 침대 매트리스·프레임을 납품하는 S사의 진모 대표는 “롯데홈쇼핑 매출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거래하는 홈쇼핑도 롯데뿐”이라며 “영업정지가 현실화하면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롯데홈쇼핑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구두 납품업체 U사의 유모 대표도 “이번 조치로 중소기업 협력업체가 롯데홈쇼핑의 수천억원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롯데홈쇼핑이 아닌 협력업체를 벌주고 망하게 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격을 받은 것은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조치로 홈쇼핑업계가 정부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홈쇼핑 협력사들이 다른 홈쇼핑 채널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외려 홈쇼핑 이미지만 나빠질 게 뻔해 오히려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롯데홈쇼핑 업무정지에 따른 송출 수수료 손해를 다른 홈쇼핑에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A홈쇼핑 관계자는 “설마 설마 했는데 중징계가 확정돼 깜짝 놀랐다”며 “홈쇼핑 갑질 이미지를 지우는 데 2년이 걸렸는데 다시 한 번 이미지가 나빠지게 생겼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