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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하면 비오듯 쏟아지는 땀…약이나 보톡스로 멈출 수 있죠

내게 맞는 다한증 치료법은

땀을 정상보다 많이 흘리는 다한증의 경우 개인적 불편함은 물론 대인관계에까지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한 남성의 셔츠 겨드랑이 부위가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서울경제DB땀을 정상보다 많이 흘리는 다한증의 경우 개인적 불편함은 물론 대인관계에까지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한 남성의 셔츠 겨드랑이 부위가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서울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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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코앞에 두면 직장인 박호상(34·가명)씨는 늘 걱정부터 앞선다. 와이셔츠를 흥건히 적실 정도로 흘러내리는 땀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 자체를 놓고 그렇게 긴장이 되는 것도 아닌데 시작부터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주변 동료들은 늘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하라’는 말을 건넨다. 더 큰 문제는 대인 관계다. 사람을 만나면 으레 악수를 하지만 박씨는 악수를 꺼린다. 손에 땀이 많이 나 의도적으로 정중히 거절하지만 뭇 사람들이 박씨의 세세한 사정을 신경 쓰기는 쉽지 않아 예의가 없는 사람으로 오해 받기도 일쑤다.

땀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고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씨처럼 너무 많은(多) 땀(汗)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불쾌지수를 높이고 대인관계에서 짜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생리적인 필요 이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다한증’이라고 일컫는다. 주로 겨드랑이나 손처럼 특정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간편하게 치료 땐 바르는 약

먹는 약은 모든 분비물 줄여

정확한 진단·처방 선행돼야

최근엔 보톡스 시술도 활발

약효 짧아 정기적 주사 필요

완치 원할 땐 수술도 고려를



다한증은 정확한 원인이 없다. 교감신경이 흥분할 때 비정상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만큼 긴장이나 불안 또는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조언이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면 사정은 달라진다. 다한증 자체는 위험한 질환이라 볼 수 없지만 전신에 땀이 나는 경우 갑상선 질환이나 결핵·당뇨·심장질환 등 다른 동반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땀을 많이 흘릴 경우 그냥 ‘체질’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한증도 부위별 치료법이 다른 만큼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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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한증의 치료 방법으로 가장 간편한 것은 ‘바르는 약’이다. 염화알루미늄 성분을 함유한 바르는 땀 치료제는 겨드랑이·손·발 부위에 바르면 피부 표피층의 땀을 억제시켜 과도한 땀 분비를 막아준다. 다만 바르는 부위가 변색될 수 있는 만큼 땀이 나지 않는 잘 때 바르고 아침에 잘 씻어내야 한다. 또한 일시적 효과에 지나지 않고 무엇보다 바르지 않으면 다시 땀이 난다. 피부가 약한 이들에게는 가려움까지 동반될 수 있어 다한증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는 치료법은 아니다.

바르는 약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먹는 약’도 고려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분비물을 모조리 줄여서 땀을 줄이는 작용을 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그러나 안구 건조나 코나 입이 바싹 바르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해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선행돼야 하는 치료법이다.

최근 다한증 치료법으로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게 보톡스 시술이다. 보톡스 하면 주름치료 등 일반적으로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이 많이 되지만 이것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해 땀 분비를 차단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신경 말단에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그것에 의해 땀이 나는데 보톡스가 아세틸콜린에 대한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다한증에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의 피내에 약물을 1.5㎝ 간격으로 주사하며 치료 효과는 3일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한 달까지가 가장 좋다. 시술 시간도 5∼10분으로 짧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약효가 2∼12개월로 짧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시술을 할 때 두피나 손바닥처럼 두꺼운 부위에는 주사하기가 어려운 치료 제약도 있다. 주로 피부가 얇은 겨드랑이 부위에 보톡스 치료를 많이 한다.

영구적인 효과를 원한다면 약이나 보톡스 등 비수술적 치료 대신 가슴 안쪽의 척추 옆쪽을 지나가는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는 수술이고 개인 체질에 따라 치료 후 다른 부위에 땀이 더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생길 수 있기에 치료 전 전문가와 꼼꼼히 상담을 해야 한다.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최근 새롭게 출시된 아큐스컬프 레이저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아큐스컬프 레이저로 땀샘을 제거해 땀이 안 나게 함으로써 다한증은 물론 땀으로 악취를 풍기는 ‘액취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치료 못지않게 다한증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뜨거운 음식이나 강한 향신료가 가미된 음식보다 땀을 줄여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몸을 식혀줄 수 있는 가지·아로니아·검은콩·블루베리 등의 보라색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거나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오미자차 등을 마셔 부족한 수분을 채우고 땀샘을 진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다한’에 더해 악취가 나는 액취증까지 있는 사람은 육류·계란·우유·버터·치즈 등 고지방·고칼로리 식품을 많이 먹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다량의 지방 섭취가 체취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액취증 증상이 가볍다면 몸을 자주 씻고 털을 제거하는 제모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겨드랑이털은 피지와 엉켜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온도와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꽉 죄지 않고 통풍이 잘되며 땀 흡수가 잘되는 옷을 입고 알코올 및 커피·홍차·콜라와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땀 분비를 증가시키는 만큼 과도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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