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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기자의 K컬처] 달아오르는 유럽 한류시장… 아는 만큼 열린다

한국 대중문화 인기 가장 뜨거운 프랑스

내달 2일 파리 KCON 하루만에 매진

로맨스·막장보다 정치드라마 즐기는

佛 대중 취향 먼저 파악하는게 중요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프랑스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유럽에서 K-팝(Pop) 등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을 꼽으라면 역시 프랑스다. 아무래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톨레랑스(관용)의 정신이 사회 전반에 두루 퍼져있다 보니 머나먼 타국의 K-팝까지도 프랑스 대중들에게 하나의 문화적 취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유럽 한류 시장을 공략하기에 프랑스는 더없이 좋은 요충지라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프랑스 파리의 문화계를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K-팝의 상당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 젊은이들 사이에서 K-팝의 인기는 상상 그 이상이다. 유럽에서는 처음 열리는 K-팝 콘서트 KCON이 파리에서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달 2일 공연을 앞두고 있는 KCON은 어떤 광고나 프로모션 행사도 없이 1만2,000석이 단 하루 만에 매진됐다. 프랑스 대중들은 이번 행사에서 K-팝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KCON을 관람할 예정이라는 알렉산드라(29세)는 “한국음악과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을 알게 됐다”며 “이제는 K-팝 외에 다양한 장르의 한국 음악 그리고 음식,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파리 대중문화계에는 K-팝이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천편일률적인 의상, 춤, 퍼포먼스 그리고 선정성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래도 아이돌뿐 아니라 인디밴드, 발라드 가수 등 다양한 한국의 아티스트들에 대한 프랑스 대중의 호기심과 니즈가 차츰 확산되고 있음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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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류 방송콘텐츠의 프랑스 진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프랑스 방송사들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 콘텐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또 K-드라마 팬들은 대부분이 영어 더빙에 프랑스어 자막을 입힌 스트리밍 영상을 통해 시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는 SBS의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언급하며 왜 자국 방송사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냐고 강력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콘텐츠의 프랑스 시장 진출 여지는 충분하지만 프랑스 대중의 취향에 대한 파악이 우선시 돼야 한다. 국내에서 주로 인기가 있는 드라마는 ‘달달한’ 로맨스물이나 ‘막장 드라마’이지만 프랑스 시청자의 취향은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정치·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드라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아녜스 베나이에 프랑스 공영방송 TV5 홍보국장(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사무총장)의 조언은 귀담을 부분이 있다. “한국·중국·동남아시아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는 ‘태양의 후예’는 대중들이 좋아할 로맨스에 재난 등이 가미돼 흥미로워 보였지만 프랑스 대중의 취향은 사회적 이슈를 담은 드라마다.”

/파리=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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