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경제 흔드는 정치' 더 이상 안된다

20대국회 개원, 구조개혁 골든타임 촉박...'경제국회'로 거듭나야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 20대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국민들은 20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 경제를 살리는 국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권욱기자 ukkwon@sedaily.com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 20대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국민들은 20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 경제를 살리는 국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권욱기자 ukkwon@sedaily.com






‘잃어버린 10년’. 6·25(한국전쟁) 이후 30년간 호황을 누리던 일본 경제는 지난 1991년부터 10년간 ‘제로’ 성장을 했다. 엔화 강세를 염두에 둔 플라자합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부 전문가의 시각은 달랐다. 일본 경제학자 모리시마 미치오는 “1990년대의 경제위기는 경제적인 면보다 정치의 몰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93년 자민당 55년 체제가 무너지자 정치권은 권력다툼에 빠졌고 구조개혁을 추진할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의 길을 걷고 있다는 우리는 어떨까. 20대 국회가 30일 문을 열지만 시작부터 ‘상시 청문회법’을 재의결을 놓고 파열음이 나온다. 장기 불황에 조선·해운 구조조정처럼 현안이 켜켜이 쌓였지만 정치권은 벌써 대통령선거 국면에 빠져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29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정치권이 사력을 다해 노동 분야와 서비스업 발전 같은 구조개혁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정치가 경제를 흔들고 심지어 망치는 상황’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득하다. 19대 때 처리되지 않은 노동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각종 경제법안은 20대 때 표류할 가능성이 더 높다.


기업환경은 나빠지는데 여소야대 국면상 법인세와 최저임금 1만원 인상도 현실화할 수 있다. 협치는커녕 포퓰리즘과 힘겨루기하는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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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구조조정에도 끼어들고 있다. 23일에는 여야 지도부가 거제를 방문해 “근로자가 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구조조정이 미뤄진 것은 정치가 금융을 지배하고 그 금융이 제조업까지 망가뜨린 ‘정치금융’ 때문인데 정치권의 입김은 여전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는 암덩어리”라며 혁파를 그토록 외쳤지만 국회발 규제는 기업현장에 산재해 있다.

대외환경도 어둡다. 미국만 해도 대선주자 트럼프에서 볼 수 있듯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벌써 철강 부문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재계는 초조해하고 있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내년 대선과 글로벌 경제환경을 생각하면 올해가 개혁을 위해 힘쓸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는 ‘경제국회’라는 사명을 갖고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대그룹 계열사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20대 국회는 1차적으로 현안인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에 사력을 다하되 인공지능(AI)이나 바이오 같은 4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산업을 키우는 입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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