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석유 공룡기업' 빚 눈덩이

로열더치셀·엑손모빌 등 15곳

순부채 3,830억弗로 34% 늘어

유가 다시 하락땐 줄도산 우려

지속되는 저유가에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들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가가 50달러에 근접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경우 이 기업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북미와 유럽의 15개 대형 석유회사의 순부채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3,830억달러(약 456조4,594억원)에 달해 1년 전보다 34% 늘어났다고 전했다. 업체별로는 올 초 BG그룹을 190억달러에 인수한 로열더치셸의 순부채가 700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의 부채가 383억달러로 1년 만에 107억달러 늘었고 영국 BP도 306억달러로 같은 기간 채무가 60억달러나 늘었다.



블룸버그는 국제유가가 20달러대까지 폭락한 1·4분기에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부채를 큰 폭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최근 유가가 반등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석유 가격이 다시 떨어질 경우 석유 메이저 회사들의 파산도 우려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가가 다시 하락하면 석유 메이저들에는 재앙”이라며 “추가 감원, 투자 및 배당 축소는 물론 주요 석유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FT와 인터뷰한 인베스코파워셰어의 제이슨 블룸 원자재리서치 디렉터는 “상승세라고 하나 현 수준의 유가도 석유회사들에는 문제가 된다”며 “작은 시추업체뿐 아니라 대형 석유회사도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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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사정 악화는 석유 메이저 회사들의 신용등급에도 악재가 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엑손모빌의 최고 신용등급(AAA)을 박탈했다. 엑손모빌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대공황 때인 1930년대 이후 처음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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