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반총장 임기 7개월이나 남았는데...때이른 대권행보 논란

[반기문 광폭행보가 남긴 것]

JP면담 등 다양한 경로로 대선주자 면모 드러내

마지막 회견선 "오해 없기 바란다" 치고 빠지기

野 "유능한 총장으로 남는게 국가에 기여하는 길"

경주 일정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인천공항행 KTX를 타기 위해 30일 오후 경북 경주 신경주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경주=연합뉴스경주 일정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인천공항행 KTX를 타기 위해 30일 오후 경북 경주 신경주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방한해 6일간의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30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로 돌아갔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 발언, 면담, 방문, 방명록 작성, 기념식수 등 다양한 경로로 차기 대선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사실상 ‘강력한 대선 주자’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반 총장의 부상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1년6개월 남은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 경쟁이 벌써부터 달아오를 조짐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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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반 총장의 방한 기간 중 행보에 대해 임기를 7개월 남겨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반 총장이) 남은 임기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둬 코피 아난처럼 유능한 총장으로 남는 게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반 총장의 대권 행보는 참으로 적절하지 않고 우리 대한민국 국가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반 총장이 너무 나간 것 같다. 그는 지금 유엔 총장직을 갖고 있다”면서 “임기가 끝나면 대권 출마할 것을 강력히 시사하고 여기저기서 정치인 만나고 아리송하게 얘기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올바른 평가를 할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30일 방한 기간 마지막 공식일정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엔 NGO 컨퍼런스’ 기자회견에서 “방한 중 활동과 관련해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란다”며 “정치적 행보와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적 행사에 참여하고 주관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어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를 했는데 그런 내용이 좀 과대·확대 증폭이 된 면이 없잖아 있어 저도 좀 당혹스럽게 생각하는 면이 많다”면서 “국내에서 행동에 대해 과대 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은 좀 삼가, 자제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제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제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퇴임 후 진로에 대한 해석의 여지는 남겨뒀다. 하지만 방한 중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행보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날 회견내용이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유엔 NGO 컨퍼런스’ 행사 개회사를 통해 “지금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농촌 및 사회경제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긍정적으로 소개해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경주=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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