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교보생명, ING생명 인수전서 탈락

예비입찰가 낮고 FI도 걸림돌

MBK "인수의지 있는지 의문"





지난주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ING생명 인수전에서 교보생명이 사실상 퇴출됐다. 교보생명이 써낸 입찰 가격이 매각 주체인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가격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다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불확실성 요소로서 부정적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30일 투자은행(IB), 보험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측이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교보생명을 인수 후보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앞으로 두 달간 진행되는 ING생명 예비실사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시장 관계자는 “팔고 싶어하는 쪽에서는 3조원 이상을 원하는 데 교보생명이 제시한 가격이 너무 낮았다”며 “이 때문에 교보생명이 LOI를 낸 직후부터 MBK파트너스 측에서 인수 의지가 실제 있는지 의문을 가졌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교보생명 측이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후 보여준 소극적 자세도 인수 후보에서 제외되는 데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지난 24일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사실이 시장에 알려진 후 “아직 확실한 건 없으며 일단 실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후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 ‘기업 인수보다 경쟁사 정보에 관심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2012년 ING생명 첫 입찰 당시 검토 후 입찰을 포기했고, 2013년 재입찰엔 응했으나 MBK파트너스에 밀렸다. 이어 2014년에는 우리은행 인수, 지난해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중간에 포기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와 함께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한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 IMM PE, 베어링 PE, GIC)의 풋옵션 문제도 MBK파트너스 측에서 불편한 요소로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하면서 2015년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약속 받았으나 해당 협약이 지켜지지 않음에 따라 풋옵션을 언제든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교보생명이 인수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ING생명 인수전은 중국계 SI들의 각축전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차이나라이프와 안방보험그룹·핑안그룹·타이핑생명 등이 ING생명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