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011200)이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선박투자사들이 대부분 급등세를 기록했다. 현대상선의 회생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지만 용선료 인하 폭이 기대에 못 미쳐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 명분이 약해진다면 주가는 다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30일 현대상선이 상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상선과 용선계약을 체결한 회사인 동북아10호(083350)~14호도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아시아 10~12호도 10~15%의 상승세를 보였다.
선박투자사의 주가 상승은 현대상선 회생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선박투자사는 펀드를 조성해 선박을 구입한 후 이를 해운회사에 임대해 용선료(배를 빌리는 비용)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데 최근 해운업 악화로 채무상환 우려가 제기되면서 선박투자사의 주가도 폭락했다. 하지만 이날 금융당국이 공개적으로 용선료 협상 타결 의지를 보이면서 현대상선과 함께 선박투자사의 주가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용선료 인하 폭에 따라 현대상선의 회생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며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했다. 최근 해운·조선사 지원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어 용선료 인하 폭이 기대보다 낮을 경우 현대상선 회생을 위한 지원 명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원은 “배를 만들어준 후에 법적 실체가 있어야 선박투자사가 운영될 수 있기 때문에 용선료 협상은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해운사와 해당 선박투자사가 맺은 용선계약의 형태와 내용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