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친(親)기업으로 가야 합니다. 기업을 배타적으로 대하면 경제가 살아나기 힘듭니다.”(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4월20일 당선인 특강)
“한반도에서 핵무기는 폐기돼야 합니다. 더민주는 앞으로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겠습니다.”(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5월9일 원내대책회의)
4·13 총선 이후 제1당으로 올라선 더민주가 예상대로 경제민주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당 일각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던 변화의 기류도 감지된다. 과거와 달리 ‘친기업’ 기조로 돌아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운동권 출신인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북한 정권에 날 선 비판을 쏟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당장 획기적인 결과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최운열 부의장의 입에서 나온 ‘친기업’ 발언은 개별 의원의 소신인 탓에 언제든지 당내 주류 또는 강성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로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이 지난 29일 발표한 ‘20대 국회 중점 추진 법안’ 목록은 청년고용할당제, 법인세 인상 등의 반(反)시장적 법안들로 채워져 있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갖춘 후 표면적으로는 경제·민생 이슈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반시장·반기업’이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다.
이진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는 “더민주가 당내에 다양하게 펼쳐진 스펙트럼을 두루 포용하지 못하면 차기 대권 경쟁에서 또 실패를 답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