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케냐 정상 "북핵 관련 한국 입장 지지...지속 지원하겠다"

"북 도발 규탄하며 중단 촉구"

박 대통령 "북 핵 포기할 수밖에 해야"

한국형 24만평 규모 한국형 산단 조성 등 경제분야도 합의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나이로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케냐의 지속적인 지원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케냐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도발행위를 규탄하며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우간다에 이어 케냐 정상도 북핵 반대 입장 표명을 표명함에 따라 이같은 분위기가 다른 아프리카 비동맹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케냐는 친서방 비동맹 중립노선을 걷고 있어 비슷한 노선의 제3세계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케냐타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표명에 사의를 표시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하기 위해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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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오찬에서 케냐타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작가 월레 소잉카는 ‘호랑이는 스스로 호랑이임을 밝히지 않는다. 단지 덮칠 뿐이다’라고 했다”면서 “한국은 큰 시련 속에서 출발해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고 생존 자체가 위협에 처하기도 했지만 조용히 세계를 덮쳤고 경제 강국을 이뤘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영양결핍, 문맹, 빈곤을 겪었지만 적절한 투자와 마음가짐, 그리고 결의가 있다면 경제강국을 건설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대통령은 “케냐 속담에 ‘한 손으로는 소를 잡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한국은 케냐의 발전 과정에 함께 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케냐의 인프라 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이 도전하고 있는 4억3,000만달러 규모의 올카리아 지열발전소 1·2·6호기(총 210㎿) 수주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아울러 양국 정부는 전력·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원자력 분야에서도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케냐에 80만㎡(24만평) 규모의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미국과 유럽 수출을 위한 생산 기지로 육성하기로 케냐 측과 합의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설립 경험을 제공하는 등 한국형 산업 발전 모델도 케냐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섬유’ ‘우간다=농업’ ‘케냐=에너지’로 짜여진 동아프리카 3각 경제외교를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은 1일 프랑스로 향한다.

/나이로비(케냐)=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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