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중국 5중전회와 조삼모사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올 하반기 세계 경제를 움직일 대형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의 5중전회가 이달 말 베이징에서 개최된다. 시장에 널리 알려진 대로 5중전회는 앞으로 5년 동안 중국 경제가 나아갈 청사진을 그리는 중요한 회의다. 투자자들은 5중전회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중국의 증시가 언제쯤 오르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유명한 사자성어 중에 '조삼모사(朝三暮四)'가 있다. 결과가 궁극적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과의 시기에 따라 큰 의미를 부여하는 어리석음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중국 증시의 5중전회의 앞과 뒤로 구분하려는 생각이 조삼모사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냉정하게 보면 5중전회 전날에 중국 주식을 사든, 끝나고 매입하든 중장기적인 투자 성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5중전회라는 회의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 이미 5중전회에서 논의될 중국 경제의 큰 그림은 대내외적으로 많이 거론됐다. 오히려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연말로 예정돼 있는 경제공작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5중전회에서 투자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할 획기적인 정책이 나타날 확률은 낮다. 일부 투자자가 크게 기대하고 있는 13차 규획의 경우에도 기본적인 방향 자체는 나와 있는 상황이다. 사실 13차 계획의 주요 내용으로 알려진 안정 성장 기조 정착, 개혁, 민생 개선, 자본시장 개방 및 자유화 등은 너무 자주 언급된 내용이다. 이와 관련된 종목의 경우 연초부터 꾸준하게 주가가 움직였기 때문에 호재는 시장에 상당히 반영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5중전회가 중국 증시의 단기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 이벤트라면 이달 이후 본토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변동성은 이달 들어 오히려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결국 5중전회라는 중국 내 형식적인 정치 이벤트와 관련 없이 주식 시장은 기업의 가치를 따라 알아서 오르고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전혀 부각되지 못했던 중국 기업 가치가 5중전회가 종료되자마자 갑자기 투자자 눈앞에 어른거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중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이 7% 미만에 그치는 등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쯤에는 통화 및 재정 정책을 활용한 경기부양책이 추진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과 5중전회는 별개의 이벤트로 생각하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다.


관련기사



지민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