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중국 견제… 재팬머니 무브

아베, 중앙亞 순방… 우즈베크와 127억엔 경협 등 '큰손' 행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앙아시아에서 '큰손' 행보를 보이며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나섰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8일까지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 기업들의 사업확대 등 경제적 효과와 함께 최근 이 지역에서 커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5일 타슈켄트 교외에서 개최한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전시설 건설 및 의료센터 기자재 정비 등에 총 127억엔(약 1,189억원)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일본 기술을 우즈베크에 제공하기 위한 협력과 양국 간 인적교류 강화에 두 정상은 뜻을 같이했다. 우즈베크는 정상회담 합의문 격인 공동성명을 통해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지지를 표했다. 전날 타지키스탄에서 아베 총리는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농업 관련 지원과 용수로 시설 등 인프라 정비에 약 8억6,000억엔의 ODA를 약속했다.

일본 총리가 중앙아시아를 찾은 것은 2006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방문 이후 9년 만이다. 순방국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3개국은 역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방문했다.

경제지원을 앞세운 아베 총리의 대 중앙아시아 외교는 우선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본 기업들의 인프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이번 중앙아시아 순방에 약 50개 일본 기업 간부가 동행했고 기업들은 투르크메니스탄 내 천연가스 플랜트 건설 등 총 180억달러(약 20조원) 이상의 사업을 수주했다. 여기에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안정적 자원확보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이번 순방이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를 연결해 거대 경제권을 만들고 있는 중국 시진핑 정권의 '일대일로' 구상과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영향력 확대 모색에 맞서는 측면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옛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한때 '러시아의 뒷마당'으로 불렸을 정도로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국의 대중 무역 비중이 러시아를 웃도는 등 지리적으로 근접한 중국과 매우 가까워진 상태다. 특히 중국이 자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활용해 일대일로 구상에서 협력을 받아야 하는 중앙아시아 각국에 자금을 지원해 이들 국가를 '친(親)중국화'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개국 중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4개국은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으로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과도한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일본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이번 방문 목표 중 하나로 보인다.


관련기사



김현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